피해자 양예원 “사이버성범죄 경각심 가졌으면”
유튜버 양예원씨의 사진을 유출하고 양씨를 추행해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이 선고된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에게 2심 재판부도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1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이내주)는 강제추행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45)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앞서 지난달 28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인 최씨는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양씨의 신체가 드러난 사진 115장을 2017년 6월 지인에게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에게는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13차례에 걸쳐 모델들의 동의 없이 노출 사진을 배포한 혐의, 2015년 1월과 이듬해 8월 양씨 및 모델 A씨를 추행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려 한 것은 아니고 유포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지만, 피해자가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입은데다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첫 촬영 이후에도 계속 촬영을 했기 때문에 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당시 피해자가 학비를 구하기 위해 사진을 촬영하고 이미 촬영한 스튜디오에 다시 연락한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방청석에서 항소심 선고를 지켜본 양씨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기뻐해야 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면서 “이제 끝났으니 괜찮겠다고 마음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예전처럼 어디에 (사진이) 또 올라오진 않았는지 매번 걱정하고 두려워하며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하고 무거운 범죄인지 경각심이 더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양씨 측 변호인 이은희 변호사는 ‘최씨가 강제추행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강제추행은 수사기록에 명징하게 나와 있는데, 기사를 통해 나온 내용만 보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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