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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 묻지마 살인, 흉기에 스러진 12살 소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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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 묻지마 살인, 흉기에 스러진 12살 소녀의 꿈

입력
2019.04.17 17:27
수정
2019.04.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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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가좌주공아파트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진주=전혜원 기자
17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가좌주공아파트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진주=전혜원 기자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안모(42)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흉기로 살해한 현장에서 안씨의 흉기에 찔러 희생된 금모(12)양. 평소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다. 금양은 자신의 꿈이 “미대에 들어가서 미술 공부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평소 가족들에게 말해 왔다.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금양의 친척들은 “부지런하면서도 발랄하기 그지 없는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금양의 가족은 현재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의 50㎡ 가량 규모의 집에서 생활해 오다가 같은 아파트 내에 있는 66㎡ 크기의 집으로 옮기려고 신청을 했다. 때문에 금양을 비롯한 가족들은 보다 넒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금양은 맞벌이를 하는 부모에게 불평하지 않고 씩씩하게 생활하며 가사 일도 많이 챙겼다고 했다. 친척들은 “새벽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가 ‘엄마랑 할머니랑 먼저 내려가 있으라’고 말하자 잠결이지만 아무런 불평도 없이 일어나 서둘러 비상계단으로 내려 가던 중에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당시 금양과 아내를 먼저 내려 보낸 뒤 이웃집 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불이 난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금양의 할머니는 안씨의 흉기에 숨졌고, 어머니도 흉기로부터 딸을 보호하려다 중상을 당해 치료를 받고 있다.

금양은 한살 많은 언니가 있는데 수영 선수인 언니는 당시 다른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대회에 참가를 위해 집을 비웠기 때문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진주=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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