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만여톤 저감대상서 누락… 방지시설 면제 사업장서도 배출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시민들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정부가 질소산화물(NOx) 등 미세먼지를 야기하는 오염 물질의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지만 연간 30만여톤의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저감 정책 대상에서 누락된 채 공기 중에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질소산화물 배출량 집계부터 과다 배출 업체 단속까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실한 관리 실태가 감사원 감사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17일 ‘산업시설 대기오염물질 배출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산업시설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연간 39만톤(2015년 기준)이라고 발표하고 이에 대한 저감 대책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부생가스(철강 생산 시 발생하는 가스) 등 연소로 인한 배출(10만 6,000여톤)과 도서 지역 소규모 발전시설의 배출(3,700여톤) 등 11만톤의 배출량이 추가로 확인됐다. 연간 39만톤이 아닌 총 50만톤의 질소산화물이 대기로 쏟아진 것을 고려해 계획을 세웠어야 하는 것이다.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지만 50만톤의 배출량이 모두 정부 저감 대책의 대상이 된 것도 아니다. 이중 19만톤의 질소산화물은 대기오염 방지시설 설치를 면제 받은 사업장들이 배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시설은 전국 1만 6,000여곳으로, 이들은 배출 오염물질을 자가측정할 뿐 정부의 배출 관리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감사원은 “연간 질소산화물 배출량 50만톤 가운데 누락된 11만톤과 아무 규제 없이 배출되는 19만톤 등 총 30만톤(60%)을 빼면 약 20만톤만 정부 대책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제대로 집계, 관리되지 않아 저감 대책의 핵심 수단인 ‘배출 부과금 제도’의 실효성도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대기오염 물질을 과다 배출한 사업장에 대한 감시도 허술했다. 정부는 대기오염 물질을 일정 기준보다 초과 배출하는 1~3종 사업장에 대해 배출 총량을 허가 및 할당 받도록 하는 ‘대기오염 물질 총량관리제’를 운용하고 있다. 수도권 지자체는 총량관리제를 어기고 허가 없이 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한 사업장을 고발해야 하나, 경기도와 환경부는 2015∼2017년 경기 지역 내 고발 대상인 38개의 사업장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오염 물질 측정을 맡은 대행업체 관리도 부실했다. 감사원이 대전시와 충청남도에 있는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 중 매출 상위 3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는 대기측정도 하지 않은 채 기록을 거짓 기재하거나 부실 측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이달부터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를 추가 감사 중이며, 향후 노후 경유차 관리 등 미세먼지 관리대책 전반을 점검하는 감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