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 회장 1억 유로 쾌척 밝히자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도 “2억 유로”
거대한 화마(火魔)가 집어삼킨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조속한 복원을 바라는 전 세계의 ‘행동’이 줄을 잇고 있다. 프랑스의 ‘큰손’들이 앞다퉈 거액을 쾌척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는가 하면, 지구촌 전역에서 소액 모금 운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화재 발생 이틀도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 모인 금액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 대기업과 주요 가문, 각종 단체 등이 발표한 기부금 납부 약속 총액은 8억유로(약 1조268억원)에 달한다. 전날 저녁 발생한 화재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이 무너지자 이튿날 오전부터 시작된 ‘기부 릴레이’의 출발은 프랑스 최고 갑부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이었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이브생로랑 등의 소유주인 그가 1억유로를 내겠다고 선언하자, 경쟁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아예 두 배인 “2억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유업체 토탈(1억유로), 화장품기업 로레알을 이끄는 베탕쿠르 가문(2억유로)도 거액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다른 프랑스 기업ㆍ기관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은행그룹 BNP와 광고회사 제이씨데코는 2,000만유로씩을, 보험회사 악사(AXA)와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 등은 1,000만유로씩의 기부를 약속했다. 파리 시당국(5,000만유로)과 지방정부(1,000만유로)도 지원 의사를 밝혔고, 민간 프랑스헤리티지재단은 이날 정오까지 개인들한테서 200만유로를 모금했다.
국제사회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부활’에 힘을 모으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공동 설립자 헨리 크래비스는 1,000만달러를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미 인디애나주 노트르담대학교도 10만달러 기부를 선언했다. 이탈리아와 러시아, 독일은 복원 전문가 파견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부금이 일찌감치 쏟아지자 가디언은 “복원 비용이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화재의 피해액 또는 복원 비용을 산출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지만, 외신들은 수억~10억유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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