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감호소 보호관찰… 1년7개월간 병원 치료도
위 층과 갈등 올들어 5차례 경찰 출동
재물손괴ㆍ폭행 등 혐의로 2차례 입건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곤한 잠에 빠져 있는 한밤중에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 숨지고 13명이 부상하는 끔찍한 사건 용의자는 정신병을 앓아 치료감호소에서 보호관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신병력자에 대한 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진주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 안모(42)씨는 2010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돼 1개월간 정신분열증으로 공주치료감호소에서 보호관찰을 받았으며,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통원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안씨가 위층과 층간소음 등으로 잦은 갈등을 빚어 올 들어 5건의 신고를 받고 출동 했으나 사소한 시비소란으로 판단해 안씨의 정신병력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안씨가 소금과 간장을 섞은 물을 위층 현관문에 뿌린 혐의(재물손괴)로, 지난 1월에는 진주시 자활센터에서 상담을 하러 갔다가 시민 2명을 때린 혐의(폭행)로 각각 입건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정신병력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17일 오전 4시35분쯤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아파트 2층 계단과 출입구 앞 등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2개의 흉기를 휘둘러 10대 여자 2명 등 5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주민 7명은 연기를 마셔 2명은 병원치료를 받고 귀가 했으며 5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밖으로 나와 계단으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흉기 2개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불로 안씨 집을 모두 태우고 복도 20㎡가 연기에 그을린 것으로 조사됐으며 29분 만에 진화됐다.
안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아파트 2층 복도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던지는 등 격렬하게 저항해 총기와 테이저건을 사용해 대치 15분만에 검거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 A(70)씨는 “아주머니가 “사람 살려”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어 경비실을 나와 보니 자욱한 연기와 폭발음과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과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등 10대 여자 2명과 50∼70대 3명이 1층 입구와 계단과 2층 복도에서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모두 숨졌다.
한편 경찰은 전창학 경남경찰청 2부장을 현장에 급파해 현장을 지휘토록 하고,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이 총괄하는 수사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범행동기와 피해자 조사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수를 상대로 무차별적 범행을 벌여 주민들의 충격이 큰 만큼 경남경찰청 피해자 보호팀 7명과 일선 경찰서 전문상담관 23명을 투입해 피해자 보호에 나섰고, 경남도와 경남교육청도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해 긴급 지원대책반을 구성했다.
진주=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권경훈기자 werther@hankookilbo.com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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