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 예산 전액 삭감
‘경쟁력 의문’ 끝까지 발목
강원도가 춘천 중도 일원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다며 추진한 세계불꽃축제가 무산됐다.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도가 제출한 관련 예산 10억원을 전액 삭감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위원들은 앞서 15일부터 상임위에서 삭감한 이 예산을 되살릴 지 여부를 놓고 이날 새벽까지 장고를 거듭했다.
앞서 강원도는 4일 개회한 도의회에 불꽃축제 추경 예산 10억원을 요청했다. 호수와 불꽃을 관광상품화 해 첫해인 올해 10월 관광객 20만명을 시작으로 하중도에 레고랜드가 문을 여는 2022년 4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러나 상임위와 예결특위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폐기처분 됐다.
서울과 부산, 포항에서 열리는 불꽃축제와 비교해 이렇다 할 경쟁력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는 지적이다. 불꽃이 터지면서 분지지형인 춘천의 미세먼지 농도를 악화시킬 것이란 지적과 산불 등 화재발생 우려도 발목을 잡았다.
이 사업을 놓고 지역사회의 갈등도 불거졌다.
일부 시민단체는 “강원도가 홍보하는 경제효과가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학ㆍ과학적 수식이나 가설, 검증 과정 없이 일본과 포항, 부산 등 국내외 사례를 참고해 경제효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지난 8일 강원시민단체 연대회의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 사업 예산을 삭감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반면 행사 개최 예정지역인 근화동 주민자치회 등 16개 시민사회단체는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행사는 꼭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들은 “서울 한복판에서도 여는 불꽃축제가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주장에 도의회가 편승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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