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에 명실상부 1인자 강조… “명목ㆍ실질의 일치” 전문가 분석
‘인민군 최고사령관’이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 직책 수식어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바뀌었다. 대내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명실상부 1인자가 된 김 위원장의 변화한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ㆍ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김 위원장이 조부인 김 주석과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를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라고 불렀다. 이전까지 김 위원장의 군 관련 직함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었다.
이번 호칭 변경은 ‘명목ㆍ실질의 일치’ 차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 분석이다. 2016년 개정 헌법 102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 통솔한다”고 돼 있다. 이미 군은 물론 군사행정기구인 인민무력성까지 김 위원장의 지휘 하에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굳이 새 호칭을 북한 매체가 쓴 건 이제 명목상으로도 공화국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아닌 김 위원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6일 “국무위원장 권한이 이번 헌법 개정으로 강화하면서 ‘공화국 대표’ 성격의 호칭을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없지 않다.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번에 새 호칭을 사용한 건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직에 추대됐다는 사실을 잠시 부각하려는 심산”이라며 “당이 국가 위에 군림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인민군이 헌법의 ‘공화국 전반적 무력’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매체들이 다시 김 위원장을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소개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11~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 뒤 국무위원장 앞에 ‘전체 조선 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라는 수식어를 거듭 붙이면서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그동안 “국가를 대표”(기존 헌법 117조)하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상징적 지위를 국무위원장으로 통일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에게 ‘대외적 국가 수반’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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