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원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만끽.’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는 인터넷 광고 문구다. 오피스텔도 아닌 아파트 원룸이라니,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실제 있다. 바로 세대분리형 원룸이다.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은 여러 명이 나눠 쓸 수 있도록 현관문, 주방, 화장실 등을 각각 분리해 놓은 아파트를 말한다. 사실상 한 아파트에 두,세 가구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법적 명칭은 세대 구분형 공동주택으로, 가수 이상민 씨가 채권자 집의 4분의 1을 임대해서 살고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아예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분리 거주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경우도 있고, 기존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분리 거주가 가능하도록 바꾸기도 한다. 처음부터 따로 만든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은 관리비도 따로 나온다. 등기만 분리할 수 없을 뿐 사실상 완전히 독립된 집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안전상 이유로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을 좋아한다. 아파트를 나눠서 사용하는 셈이지만 출입구 등이 분리돼 있어 나눠 쓰는 사람들과 맞닥뜨릴 일이 적다.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의 인기 비결은 저렴한 비용에 아파트의 주차 및 공동 체육시설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경비 인력과 폐쇄회로(CC)TV 등의 보안시설도 갖추고 있다. 김기성 자이스타킴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은 공동 출입구와 각 세대별 개별 출입구 등에 보안 장치가 잘 돼 있다”며 “부모들이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을 많이 얻어주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월세는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 비싼 편이다. 서울시내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은 대게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80만 원선이어서 같은 보증금에 월세가 40만~50만 원인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 비싸다.
관리비는 오피스텔보다 적게 들 수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의 관리비는 5만~10만원 가량이어서 약 10만원 가량하는 오피스텔과 차이가 없거나 더 저렴할 수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 원룸을 알아볼 때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 주차료 부담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문복순 자이최고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파트마다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의 부과 방법이 다르고 2대 이상 차량을 갖고 있을 때 주차료 부과 규정이 다를 수 있다”며 “세대 당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를 어떻게 부과하는지, 분리된 원룸 거주자와 본채 거주자 모두 차량을 소유하면 주차료를 어떻게 내야 하는 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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