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국민적 추모와 기억 열기가 높은 가운데 자유한국당 일부 인사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등의 망언을 해 ‘막장 정당’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어제 안산에서 4ㆍ16재단 등이 주관한 ‘세월호 5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것과 달리, 한국당 지도부는 인천에서 별도로 열린 일반인 희생자 추모제를 찾아 뒷말을 낳았다. ‘5ㆍ18 망언’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당이 ‘세월호 망언’까지 개인 일탈로 가볍게 넘긴다면 공당 간판을 떼내야 한다.
한국당 당협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은 그제 SNS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썼다. “귀하디 귀한 사회적 눈물 비용인 개인당 10억원의 보상금을 받아 다 쌈 싸먹었다”고도 했다. 사실 왜곡은 다음이고,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남의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행태다.
차 전 의원은 이어 세월호 유족ㆍ시민단체가 발표한 참사 책임자 18명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표가 포함된 것에 대해 “(좌빨들에게 세뇌당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는 마녀사냥이자 인격살인”이라고 몰아붙였다. 뒤늦게 황 대표 공격에 격분한 탓이라고 사과했지만 그 진정마저 의심받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4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이 가세한 것이다. 그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라며 ‘죽은 애들이 정말 불쌍하면 이러면 안되는 거죠. 정말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퍼날랐다.
옮기기조차 섬찟한 말들이 쏟아질 때 나경원 원내대표는 묵념으로 세월호 5주기를 추모하며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는 안전대책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앞서 황대표는 “국민안전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 보수진영을 대표한다는 제1 야당 지도부의 정치언어가 고작 이 정도 수준이라니 한심하다. 지도부가 매번 이렇게 유체이탈식으로 당을 관리하니 도처에서 기강이 무너지고 망언을 일삼는 것이다. 윤리위를 소집했다니 재발을 막을 엄중한 조치를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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