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년여 전 경기 성남 분당차여성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난 12일 이 병원 의사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의사 2명은 신생아 사망사고 증거 인멸과 사후 진단서 허위발급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분당차여성병원에서는 2016년 8월 한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신생아가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수술에 참여한 의사가 신생아를 받아서 옮기던 중 아이를 떨어뜨린 게 발단이었다.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신생아는 결국 몇 시간 만에 숨졌다.
신생아의 뇌초음파 사진에는 두개골 골절 및 출혈 흔적이 있었지만 병원 측은 수술 중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부모에게 숨겼고,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록했다. 사인이 병사라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고 시신은 화장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고소ㆍ고발이 아닌 자체 첩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했다. 산부인과 및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원장을 비롯해 분당차여성병원 관계자 9명을 수사 선상에 올리고 사실관계를 파악해왔다.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 차례 병원을 압수수색해 진료 기록 등도 확보하는 한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20차례 이상 전문가들에게 의료 감정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 측은 “사망한 신생아는 임신 7개월 차인 고위험 초미숙아였고, 태반 조기 박리(분만 전 태반이 먼저 떨어지는 것)와 태변(태아의 대장 내용물) 흡입 상태로 호흡곤란증후군과 혈관 내 응고장애 증상이 있었다”며 “의료사고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도 낙상이 직접 원인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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