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서 좌파 사회민주당이 제 1당으로 등극했다. 다만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이 단 1석 차이로 제 2당을 차지해 다음달 하순 유럽의회 선거에서의 ‘극우 돌풍’을 예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99.5% 넘게 진행된 상황에서 사민당은 17.7%의 표를 얻어 전체 200석 중 40석을 확보했다. 안티 린네 사민당 대표는 이날 늦게 헬싱키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 당이 1999년 이래 처음으로 핀란드 최대당이 됐다. 사민당은 총리의 당”이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반(反)이민’을 내세우고 있는 극우정당 핀란드인당(Finns)은 득표율 17.5%를 기록, 39석을 확보해 간발의 차로 제 2당에 올랐다. 보수 중도 우파 국민연합당은 17%의 표를 얻어 38석, 유하 시필라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당은 13.8%의 득표율로 30석에 머물렀다. 녹색당과 좌파동맹은 득표율 11.5%, 8.2%로 5위와 6위에 그쳤지만 의석수가 크게 늘어 각각 21석, 15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는 핀란드에서 행정부 수반인 총리는 원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 또는 연립정당의 대표가 맡는다. 이에 따라 린네 사민당 대표는 총리직에 오르기 위해 다른 2, 3개 정당과 연정 협상을 벌여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AP통신은 여러 정당이 난립하고 공공서비스 비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커 연정 구성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부분 정당이 제 2당인 핀란드인당과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어 린네 사민당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봤다.
사민당은 보편적 복지국가 모델을 이끌어온 핀란드의 핵심 정치세력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세금인상과 정부 지출 확대를 통한 사회복지제도 강화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 월 1,400유로(약 180만원)에 달하는 개인당 평균 연금 수령액을 1,500유로까지 인상하는 공약 등이 대표적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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