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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10대 소녀 시절 레지스탕스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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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10대 소녀 시절 레지스탕스 활동

입력
2019.04.12 16:00
수정
2019.04.12 19:12
25면
0 0
오드리 헵번 1956년 사진. 인물 사진의 거장 카쉬가 찍은 작품
오드리 헵번 1956년 사진. 인물 사진의 거장 카쉬가 찍은 작품

영화 ‘로마의 휴일’과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으로 유명한 배우 오드리 헵번이 2차 세계대전 기간 고향 네덜란드에서 나치에 대항하는 활동에 적극 가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군을 숨겨주고 탈출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의 ‘레지스탕스’ 활동은 생전(1993년 63세로 타계) 인터뷰에서도 일부 드러나기는 했지만, 최근 미국의 작가 로버트 마첸이 '네덜란드 소녀:오드리 헵번과 2차 대전'이라는 책을 통해 상세히 소개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12일 마첸의 책을 소개하면서 1950~1960년대 할리우드 최정상에 섰던 헵번의 활약상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책에 따르면 헵번은 1942-1945년 네덜란드인 모친과 함께 펠프라는 마을에 살았으며 아른헴 전투 이후 네덜란드의 저명한 레지스탕스 지도자인 헨드릭 피세 후프트 박사 밑에서 레지스탕스 소식지를 배포하고 고립된 연합군 공수부대원들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0대 소녀로 발레리나 수업을 받고 있던 그는 후프트 박사의 심부름을 도왔으며 레지스탕스 활동 모금을 위해 비밀 모임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특히 1944년 9월 연합군이 독일 침공 루트 확보를 위해 시도했던 ‘마켓 가든’ 작전 당시 큰 활약을 했다. 이 작전이 실패로 끝난 뒤 고립된 연합군 병사를 안전지대로 인도하고 음식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 공수부대원은 헵번의 집 지하실에서 은신하다가 탈출했으며 헵번은 이들에게 모친이 주는 음식과 샴페인을 날랐다.

헵번은 훗날 아들인 루카 도티(49)에게 연합군 병사를 돕는 것이 위험했으나 스릴 넘치는 것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발각될 경우 전 가족이 위험에 빠질 수 있었던 만큼 공포감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아들에게 얘기한 것으로 마첸은 밝혔다.

헵번은 그러나 유명 스타가 된 뒤에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는 그의 모친이 한때 나치 신봉자였기 때문이다. 레지스탕스 활동에도 불구, 부모가 1935년 뮌헨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논란이 벌어질 것을 우려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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