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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트럼프 유연성에 주목...北 움직일 동력될 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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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트럼프 유연성에 주목...北 움직일 동력될 지는 미지수

입력
2019.04.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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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P, NYT 등 “트럼프, 점진적 접근에 문 열어둬” 

 VOA “북핵 협상 동력 제공에 역부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주요 언론들은 1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연해진 입장에 주목했다. 다만 제재 완화를 강력 요구하는 북한을 움직일 만한 동력이 될 수 있을 지는 두고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단계적 접근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 수용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떤 딜인지를 봐야 할 것이다. 다양한 스몰 딜이 일어날 수 있다. 단계적으로,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 뒤 “하지만 현 시점에선 빅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빅딜은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핵무기 제거를 목표로 하는 빅딜 합의를 재차 밝혔지만 트럼프 정부 인사들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강하게 부인했던 단계적 접근을 즉각 거부하지 않고 세부 사항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행정부가 빅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점진적 합의에 열려 있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고 평가했고, 로이터통신도 “단계적 접근에 열려 있다면서도 세부사항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북미 협상을 소생시키는 단계적 접근법, 일련의 스몰 딜에 문을 열어뒀다”고 풀이했다. NYT는 이와 함께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등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어조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복귀시키기를 갈망해온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작은 승리”라고 평가했다.

다만 WP는 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혼재된 메시지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수전 디마지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정책적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 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과의 과정이 단계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며 “그렇다면 그는 왜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대한 빅딜을 꺼내 보이고 북한이 그걸 거부했을 때 걸어 나왔는가”라고 반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고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한 언급을 거론하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빅뱅식 야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단계적 접근을 절충하는 길을 구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 보다 김 위원장을 대화에 복귀시키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북핵 협상 동력을 제공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남북 경협을 위해 일부 제재 완화를 기대했던 문 대통령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흥미를 갖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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