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1R 과거 3회 우승과 같은 스코어 기록
전성기처럼 구름관중 이끌며 2언더 산뜻한 출발
‘명불허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흥행카드로 꼽히는 타이거 우즈(44ㆍ미국) 효과가 마스터스에서도 또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습 라운드부터 구름 관중을 끌고 다닌 우즈는 1라운드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인기 속에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그의 샷감은 최고였고, 흥행은 초반부터 대박 조짐이다. 자신의 5번째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도 다 좋았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 6언더파 66타를 기록한 공동선두 브룩스 켑카(28ㆍ미국) 브라이슨 디솀보(26ㆍ미국)와 4타차 공동 11위에 올랐다. 2005년 네 번째 우승 이후 14년 만의 정상 도전에 나선 그에게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특히 1997, 2001, 2002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당시 모두 첫날에 2언더를 쳤기에 70타는 기분 좋은 스코어이기도 하다.
마스터스에 22번째 출전하는 그는 전성기를 떠오르게 하는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아이언 샷을 보이며 자신에게 유독 몰려든 갤러리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사회자가 티잉그라운드에 선 우즈를 소개했을 땐 이날 오거스타GC에서 가장 큰 함성과 환호가 울려 퍼졌고, 우즈만 바라보며 이동하는 갤러리가 워낙 많아 같은 조의 욘 람(25ㆍ스페인), 리하오퉁(24ㆍ중국)이 되레 소외된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우즈가 티샷을 마치면 갤러리 상당수가 다른 두 선수의 티샷을 기다리지 않고 움직였다.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꼽히는 로리 매킬로이(30ㆍ북아일랜드)도 우즈의 인기는 따라가지 못했다.
우즈는 첫날 결과에 일단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내내 볼을 잘 다뤘고, 꽤 잘 친 것 같다”고 첫 경기를 되짚어 본 그는 “마스터스에서 첫날 70타를 치고 네 번(실제로는 세 번) 우승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도 자주 바뀌는 바람 방향 때문에 고전했다며 넋두리도 했다. 실제 그는 15번홀(파5)에서 231야드를 남겼지만 바람 계산에 실패해 공이 그린을 넘어가 버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매킬로이는 험난한 코스에 적응 못 하며 1오버파로 우승경쟁에서 살짝 밀려나있다. 버디를 5개나 잡아냈지만 보기 6개를 쏟아내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는 “실수가 잦았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다”며 포기하지 않겠단 뜻을 전했다. 한국 선수로는 혼자 마스터스에 출전한 김시우(24ㆍCJ대한통운)는 이븐파 72타로 공동 29위에 올라 있다. 그는 “공격적으로 칠 홀은 공격적으로, 지켜야 할 홀은 지키는 전략으로 풀어나가겠다”며 남은 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