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4월호’에서 경기 부진 흐름에 초점
정부가 미세먼지ㆍ경기대책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앞두고 “국내 경기에 ‘개선 모멘텀’이 있다”던 전망을 한달 만에 거둬들였다. 대신 대외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망을 내세웠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설 연휴 요인을 배제한 1∼2월 평균적인 동향을 볼 때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북은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정부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를 담은 정부 공식 경기진단 보고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선 올 1월의 생산ㆍ투자ㆍ소비 등 산업 활동지표 ‘트리플 증가’세를 강조하면서 “연초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지표 개선 등에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주요 산업 활동지표가 전월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부진한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이번 그린북은 “2월 생산의 경우 광공업(-2.6%), 서비스업(-1.1%), 건설업(-4.6%)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건설투자도 전월보다 각각 0.1%, 10.4%, 4.6%씩 줄었고, 수출도 시장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과 세계 경제 둔화 영향으로 3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3월 취업자 수는 일자리 정책 효과, 서비스업 증가 지속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명 증가하는 등 2달 연속 20만명 이상 늘었고, 소비자물가도 농ㆍ축ㆍ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과 개인서비스 상승세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경기대책을 위한 추경 편성을 공식화한 마당에 정부가 ‘긍정적 모멘텀’이라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추경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투자 및 창업 활성화, 규제혁신, 수출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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