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 1부위원장ㆍ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함께 맡아
김정은은 다시 국무위원장으로 추대
최룡해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에 동시에 올랐다. 당ㆍ정을 장악하며 명실상부 2인자로 등극한 모습이다.
1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가 전날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대의원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다시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주목할 것은 ‘북한 2인자’로 불리던 최룡해의 입지 변화다. 통신은 최 부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의 제1부위원장직을 맡았다고 전했다. 국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관할하는 핵심 국정기구다. 당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2인자 역할을 꿰찬 것이다. 제1부위원장직은 헌법 개정을 통해 신설한 자리로 추정된다.
북한 헌법상 국가 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최룡해 몫이 됐다. 최룡해가 당 최고 결정기구인 상무위원회 위원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상임위원장을 맡은 만큼 당 조직지도부장 자리는 내어줬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당 전원회의에서 부위원장 및 부장으로 승진한 리만건이 후임 조직지도부장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ㆍ정을 모두 장악하며 최룡해 향후 활동 반경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91세로 연로해 활동 제약이 컸던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보다 활발한 외교를 펼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국가 수반인 상임위원장이 제1부위원장을 맡아 결과적으로 국무위원장 아래 있게 된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실상 국가 수반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상임위원장이 가졌던 외교적 권한을 국무위원장에게 이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최룡해는 일제강점기 중국 동북항일연군에서 싸운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 아들로, 북한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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