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차차 바나나차차 다 같이 랄랄랄 랄라 차차.”
아이돌그룹 모모랜드가 지난 3일 신곡 ‘바나나차차’를 발표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일주일 만에 조회수 200만건을 넘기며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 팬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쉬운 가사 덕분에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는 평이다. 모모랜드와 함께 뮤직비디오에서 춤을 추는 뽀로로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험 공부를 하려는데 ‘바나나차차’를 흥얼거리게 된다”는 식의 사연이 잇따라 올라온다.
‘바나나차차’는 동요다.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크리에이티브 그룹 모그커뮤니케이션즈가 공동 제작한 곡이다. 2015년 발표돼 최근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모았던 ‘상어가족’에 이어 K동요 붐을 노리고 있다.
K동요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표주자는 단연 ‘상어가족’이다. 영어 버전인 ‘베이비 샤크(Baby Shark)’의 율동 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26억건을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EDM으로 편곡한 곡이 여럿 나올 정도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도 동요를 즐기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유명 음악전문지 빌보드의 주요 싱글 차트 ‘핫100’에 3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제작사 스마트스터디의 매출 또한 2015년 95억원에서 지난해 4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에는 ‘상어가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완구와 의류에 적용하는 등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바나나차차’는 글로벌 K팝 동요를 목표로 지난해 말부터 기획됐다. 아이돌 그룹이 동요에 참여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부를 수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 모모랜드가 부른 ‘바나나차차’는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K팝으로 분류돼 있다.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10년 전 ‘뽀롱뽀롱 뽀로로’를 보면서 자란 중ㆍ고등학생도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노래”라며 “다른 아이돌 그룹과도 ‘바나나차차’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K동요 시장이 확대 조짐을 보이면서 저작권 다툼 등 잡음도 나온다. 미국 동요 작곡가 조너선 로버트 라이트는 ‘상어가족’이 자신이 2011년 만든 곡 ‘베이비 샤크’의 표절이라며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를 상대로 500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해 10월 제기했다. 스마트스터디는 저작권 없는 전래동요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기에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라이트는 최근 ‘베이비 샤크’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하고 리웨이뮤직앤미디어와 계약을 했다. K동요의 성장세를 염두에 둔 행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