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 허가량 초과설치 행정기관 기망
재판부 국민의 편에서 일벌백계해야”
충북지역 시민 단체들이 쓰레기 과다 소각, 다이옥신 배출 등 불법을 일삼은 폐기물소각장의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충북 폐기물소각장 폐쇄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충북도청에서 성명을 내 “행정소송 재판부는 폐기물관리법,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한 ㈜클렌코(옛 진주산업)의 허가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쓰레기 소각장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허가 이상의 소각,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과다 배출 등으로 청주시로부터 허가취소 처분을 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1심 판결은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으며,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지난 1월 진행된 형사재판에서는 업체측이 허가 용량보다 큰 규격의 소각로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 경영진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며 “업체가 계획적으로 행정기관을 기망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만큼, 행정소송 재판부는 국민의 편에서 판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는 변재일 김종대 도종환 정우택 경대수 김수민 오제세 등 7명의 국회의원과 충북도의원 34명, 청주시의원 38명, 진천군의원과 증평군의원 14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충북참여연대, 충북청주경실련, 청주충북환경련, 청주녹색소비자연대 등 15개 지역 시민단체도 공동 서명했다.
이들이 이날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청주권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소각장이 충북의 대기 오염을 전국 최악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판단해서다.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청주시에는 17개의 소각장이 건설돼 하루 2,258톤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폐기물 소각처리량의 18%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량이다. 특히 대용량 폐기물 소각장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지역은 이미 심각한 오염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청원구보건소의 관리를 받는 북이면 암환자는 45명으로 청원구 전체 암환자(213명)의 21%에 달한다. 북이면 인구가 청원구 총인구의 2.4%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북이면 암환자수가 지나치게 많은 셈이다. 최근 북이주민협의체는 북이면 주민 가운데 60명이 5년~10년 사이 암으로 사망했고, 이 가운데 폐암 사망자가 절반이 넘는 31명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렇게 높은 암 사망률이 소각장에서 비롯됐다고 공동대책위는 유추하고 있다.
대책위는 북이면과 인접한 증평군과 진천군 주민들도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이미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 북이면에 사업장을 둔 클렌코는 2017년 1∼6월 허가량을 초과한 쓰레기를 소각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또 허용기준치의 5배가 넘는 다이옥신을 배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청주시가 지난해 2월 허가취소 처분을 내리자 클렌코는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행정소송 1심이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5월 사명을 진주산업에서 클렌코로 교체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충북도와 청주시에 대기오염 배출 총량 기준을 조례로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부에는 무분별한 소각장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입지제한 및 연령제한을 실시할 것과 업체가 규정을 위반할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할 것 등을 주문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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