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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신라 글자가? 경북 울진 성류굴서 화랑 글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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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신라 글자가? 경북 울진 성류굴서 화랑 글씨 발견

입력
2019.04.11 15:45
수정
2019.04.1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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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155호 울진 성류굴에서 새겨진 명문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 글씨. 정원 14년 8월 25일에 승려 범렴이 다녀갔다는 뜻이다. 문화재청 제공
천연기념물 제155호 울진 성류굴에서 새겨진 명문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 글씨. 정원 14년 8월 25일에 승려 범렴이 다녀갔다는 뜻이다. 문화재청 제공

경북 울진 성류굴에서 신라시대 화랑과 승려가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제155호 울진 성류굴에서 신라 원성왕 14년(798년)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명문 30여개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 동굴 안에서 명문이 발견된 건 처음이다.

성류굴은 길이 약 800m의 석회암 동굴로, 글씨는 입구에서 230m 가량 들어간 위치에 있는 종유석과 암벽에서 발견됐다.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곳이다. 2015년 성류굴 입구 위쪽 바위에서도 신라시대 글씨가 확인됐었다.

성류굴 종유석에 '공랑'이라는 화랑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성류굴 종유석에 '공랑'이라는 화랑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글자는 대부분 반듯한 한자 서체인 ‘해서체’로 쓰였다. 명문 중에는 ‘정원 14년(貞元 十四年)’ ‘신유년’ ‘경진년’ 등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통일신라의 관직 이름인 ‘병부사’, 화랑 이름인 ‘공랑’, 승려 이름인 ‘범렴’ 부터 조선시대 울진 현령(지방장관)인 ‘이복연’의 이름도 적혀 있다. 이를 통해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여러 사람들이 오가며 지속적으로 글자를 새긴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글씨가 있는 곳이 화랑, 승려가 찾은 명승지나 훈련 장소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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