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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외신] “스토킹 피해자 보호 못 했다” 영국 경찰 징계

입력
2019.04.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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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손바닥 외신’은 세계 각국의 관심 가는 소식을 짧고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월~금요일 오후에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17년 9월 전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살해한 마이클 레인이 재판을 받기 위해 잉글랜드 서식스주 루이스 크라운 법원을 찾은 모습. 마이클 레인은 살인 혐의 등으로 25년형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7년 9월 전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살해한 마이클 레인이 재판을 받기 위해 잉글랜드 서식스주 루이스 크라운 법원을 찾은 모습. 마이클 레인은 살인 혐의 등으로 25년형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스토킹 피해자 살해 막지 못한 영국 경찰… 징계 착수 

영국에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신고 여성이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남동부 서식스주에 사는 19살 샤나 그리스는 2016년 2월부터 전 남자친구인 마이클 레인이 자신을 스토킹하자 경찰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무신경하게 대응했을 뿐더러, 잦은 신고를 이유로 샤나에게 도리어 벌금까지 물렸다. 그해 8월 그녀는 마이클 레인으로부터 살해당하고 말았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은 서식스주 경찰이 부실 대응에 대한 징계 조치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마이클은 샤나의 차에 추적기를 붙이고, 여분의 열쇠를 훔쳐 침실에 몰래 들어가는 등 중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 혐의 등으로 마이클은 25년형을 받은 상태다.

경찰의 징계 소식이 알려지자 샤나의 부모는 “박수 받을 일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딸은 경찰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보호 대신 돌아온 것은 ‘범죄자 취급’”이라면서 분개했다. 그들은 “경찰의 미비한 교육과 보호조치, 수준 낮은 태도로 인해 그녀의 목숨을 대신 대가로 치른 것”이라면서 “변화는 옳지만, 샤나를 생각하면 너무 약하고 너무 늦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10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20년간 장기집권했던 독재자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이 임시대통령에 지명된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알제=로이터 연합뉴스
10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20년간 장기집권했던 독재자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이 임시대통령에 지명된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알제=로이터 연합뉴스

 ◇민주화 시위 물결 속, 알제리 임시대통령 “7월 4일 조기 대선” 

알제리 임시대통령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이 오는 7월 4일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20년간 장기집권 후 또 다시 5선 도전 의사를 피력했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 전 대통령이 거센 국민적 저항에 직면, 이달 초 결국 사임했음에도 민주화 요구 시위 물결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내려진 조기 대선 결정이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임시대통령에 지명된 벤살라 상원의장은 TV 연설에서 “90일 이내에 자유로운 대선을 치르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대선 일정을 이 같이 지정해 발표했다. 앞서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시위가 6주간 이어지자 이달 2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알제리 의회는 이에 따라 벤살라 상원의장을 지난 9일 임시대통령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벤살라는 부테플리카의 5선 도전을 지지했던 인물”이라며 그의 퇴진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AP통신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벤살라 상원의장이 신속히 대선 날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대법원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 대법원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 법원 “남성적으로 생겨서 성폭행 피해자 아니다” 판결 뒤집었다 

“너무 남성적으로 생겨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탈리아 법원의 판결이 뒤집혔다. 여성단체의 시위 결과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2015년 앙코나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사건을 재심한 결과 성폭행범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두 남성은 2015년 당시 22살이었던 페루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2017년 2심 재판부는 피해 여성의 증언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증언이 조작됐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특히 피해 여성이 남성적인 외모를 가진 점 등을 들어 성폭행을 당했을 것으로 여길 수 없다는 황당한 결론을 내렸다. 의사마저 성폭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처를 진단했지만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판결에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심지어 두 사건을 담당한 판사들은 모두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법원은 여성단체의 항의가 잇따르자 재심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의를 주도했던 이탈리아 여성단체 ‘레벨 네트워크’는 재심 결과가 알려지자 “성폭행은 피해자가 얼마나 여성적으로 생겼는지가 아니라 성폭행범의 증오 여부에 달려 있다”고 판결을 환영했다. 루이사 리젤리 대변인은 “앞으로 법원 판결에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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