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멤버 겸 배우로 활동 중인 박유천이 마약 투약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황하나의 진술 속 ’연예인 A씨‘로 자신이 지목됐음을 밝힘과 동시에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는 박유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유천은 이날 오후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현재 황하나 마약 수사와 관련한 연예인 A씨로 본인이 지목되고 있어, 이에 대해 직접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밝히겠다며 긴급 기자회견 개최 소식을 전했다.
앞서 박유천은 지난 2017년 4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와 공개연애를 시작한 뒤, 결혼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파혼, 지난 해 5월 공개연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가운데 최근 황하나가 지난 2015년과 지난해 4월 필로폰,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제팜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으면서 “연예인 지인 A가 권유를 해서 다시 마약을 투약하게 됐으며 A가 잠든 자신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또 마약을 구해오거나 구해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연예인 A씨가 과거 연인 관계였던 박유천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본격적인 기자회견 진행 전 씨제스 관계자는 “오늘 수사기관 측으로부터 황하나의 진술 가운데 연예인 A씨와 관련, 박유천이 거론된 게 맞다고 연락을 받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긴급 기자회견 진행 소식이 전해진 지 약 2시간여 만인 오후 6시 취재진 앞에 나타난 박유천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등장, 다소 창백한 얼굴로 90도 인사를 건넸다.
박유천은 ”제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고,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이 자리를 결심한 것은 제가 모든 것을 직접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박유천은 ”저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한동안 긴 수사를 받았고 법적으로 무혐의가 입증되었으나 저는 사회적인 질타와 도덕적인 죄책감, 수치심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자숙하고 반성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저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찾아올 때면 잠을 잘 수도 없고 술을 찾기도 했다.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되었고 처방된 수면제로 겨우 잠들곤 하는 날들이 많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과거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음을 언급했다.
이후 박유천은 황하나의 진술로 말미암아 불거진 마약 투약 관련 의혹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유천은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뒤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저로 오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나는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공포가 찾아왔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제가 직접 말씀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는 황하나와 작년 초 헤어질 결심을 했고 결별했다“고 말한 박유천은 ”결별 후에 저는 황하나에게 협박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제가 정말 힘들었던 2017년,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제 곁에서 저를 좋아해 준 사람이었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었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헤어진 이후에 불쑥 연락을 하거나 집으로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려 하고 매번 달래주려 했다. 그럴 때면 고통스러웠고, 처방 받은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 황하나 역시 수면제를 복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는 그 약과는 상관이 없다. 마약에 전과가 있거나 복용 중인 약들에 관해서 말을 한 적도 없다. 저에게는 그저 헤어진 후에 우울증이 심해졌다고 했고, 저를 원망하는 말들을 해왔다“고 자신은 황하나가 마약을 투약했던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또 그는 ”저도 기사로 접하고 많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하지만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 저는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서 하루하루 채찍질을 하면서 고통을 받으며 노력하고 있다. 그런 제가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복용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재차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끝으로 박유천은 ”제가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며 ‘감사하다. 이 자리에 와 주셔서, 그리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한 뒤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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