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추락 직전 “훈련 중단하겠다” 교신
이상징후 파악했을 가능성도 제기돼
훈련 도중 레이더에서 사라진 일본 전투기 F-35A가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해병대용 F-35B 기종이 한 차례 추락한 바 있지만, 일반 공군용 F-35A 기종 추락은 전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외신은 해당 사고기가 미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일본에서 자체 조립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장관은 전날 오후 실종된 F-35A의 꼬리 일부가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해상에서 발견돼 추락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투기에 홀로 탑승했던 조종사는 이날 오후에도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항공자위대, 해상자위대, 미군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 당국 설명에 따르면 추락한 전투기는 공대공(空對空) 전투 훈련을 위해 전날 오후 7시쯤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서 이륙했다. 이후 7시27분쯤 기지에서 동쪽으로 약 135㎞ 떨어진 해상을 비행하다가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와야 방위장관은 “4개 편대로 훈련하던 중 해당 전투기 조종사가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송신한 뒤 통신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조종사가 추락 직전 이상징후를 파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실종된 조종사는 40대 3등공좌(空佐ㆍ소령급)로 총 비행시간이 3,200시간에 달하던 베테랑이었다. 이 중 F-35A 비행시간은 60시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F-35A 전투기 총 13대를 배치한 일본은 사고 직후 남은 12대의 비행을 당분간 중지시켰다.
일본 정부는 노후한 F-15와 F-4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F-35A를 배치해왔다. 미사와 기지에서 비행대가 발족한 건 지난달이었다. 실종된 전투기는 일본 기업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이 미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것으로, 일본 기업이 F-35A 제조 과정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방위성은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당 국방의원연맹 회의에서 F-35A 전투기의 첫 추락사고라고 보고했다. 지난해 9월 미군의 F-35B 전투기 한 대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훈련 중 추락한 적이 있지만, F-35A 기종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 언론은 당시 F-35B 추락 원인으로 연료관 결함을 꼽았다.
F-35A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 9개국이 공동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다. 대당 가격은 116억엔(약 1,190억원)에 달하며, 일본 정부는 총 147대를 들여올 예정이었다. 한국 공군도 사고기와 같은 전투기 2기를 지난달 말 인계 받았으며, 2021년까지 모두 4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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