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세계경제 회복될 것”… 한국은 추경예산 효과 감안한 듯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3%로 낮췄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6%를 유지했다.
IMF는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중국 경기 둔화, 무역긴장 지속, 유로존 모멘텀 약화, 신흥시장 취약성 등을 반영했다”며 글로벌 성장률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IMF는 지난해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가 지난해와 같은 3.7%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1월 전망 때 독일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기준 강화, 금융시장 심리 약화 등을 반영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내렸고, 3개월 만에 재차 전망치를 낮췄다. IMF는 “무역 긴장, 금융긴축 촉발 요인(노딜 브렉시트,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 정치적 불확실성 등 하방 리스크가 있다”며 전망치를 더욱 낮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IMF는 그러나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앞서 발표한 2.6%를 유지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등을 감안한 수치로 해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달 IMF와의 연례 협의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재정 확대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2.1%로 예측됐던 선진국 성장률은 지난 1월 2.0%, 이번엔 1.8%로 각각 수정됐다. 신흥국은 세 차례 전망을 거치며 4.7→4.5→4.4%로 하향 조정됐다.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대비 0.6%포인트(1.9%→1.3%) 낮아졌는데, 특히 이 기간 독일(-1.1%포인트), 이탈리아(-0.9%포인트)의 조정 폭이 컸다. 미국 성장률 역시 2.5%에서 2.3%로 낮아졌다. 반면 일본(0.9%→1.0%), 중국(6.2%→6.3%)은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상승했다.
IMF는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경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의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보다 높은 3.6%, 한국 전망치는 2.8%다. IMF는 내년 이후에도 성장률이 회복되려면 △신흥국의 안정적 거시경제 운용 △선진국의 가파른 경제둔화 방지 △국제공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엔 확장적 재정정책이나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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