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승차공유 서비스가 활로를 찾을 수 있을까.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대타협기구가 ‘플랫폼 택시’와 ‘출퇴근시간 카풀 허용’에 동의한 이후 승차공유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 택시와 승합차를 이용한 서비스에 이어 장기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결합한 승차공유 서비스도 출시 준비를 마쳤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차차크리에이션은 9일 P2P(개인 간 거래) 승차공유 서비스 ‘차차’를 공개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렌터카를 예약하고 동시에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하는 기본 개념은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지난해 내놓은 ‘타다’와 비슷하지만, 기사를 직접 제공하는 B2C 모델인 타다와 달리 장기 렌터카를 빌린 개인이 직접 기사가 되는 P2P 모델이라 플랫폼의 부담이 적다. 승객이 차량을 호출하는 순간 운전자의 장기 렌터카는 즉시 반납 처리된 뒤 승객의 초단기 렌터카가 되고, 운전자는 대리기사 신분이 되는 셈이다. 차차는 중간에서 이 모든 과정이 버튼 누르기 한 번에 처리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다.
차차는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불법 판정을 받고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차차크리에이션 측은 당시 문제됐던 부분이 모두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34조는 렌터카 임차인의 유상 운송과 재대여를 금지하고 있다.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대표는 “장기 렌터카 이용자와 단기 렌터카 이용자를 중간에서 이어주는 과정 자체는 법적으로 계약 관계가 명확해 위법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문제된 것은 배회 영업이었는데, 이 부분도 타다 서비스에 대한 국토부 질의를 통해 합법성을 확인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차차크리에이션이 공개한 국토부 답변서에 따르면, 승객 운송이 끝난 후 차고지로 돌아가는 중에 새로운 콜을 받는 것이나 차고지로 돌아가지 않고 일정 지역에 대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제재 근거가 없어 허용된다.
5월 서비스를 시작하는 차차는 타다와 같은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밴 승차공유부터 시작하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원가 구조가 낮은 P2P인 만큼 요금은 타다보다 20%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통상 플랫폼 업체가 20%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가는데, 우리는 10% 이하로 책정하려고 한다”면서 “차차밴 서비스 이후 점차 차차밴풀(카풀 서비스), 차차베이직(승용차 렌터카+대리운전), 차차택시(택시+대리운전) 서비스로 반경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시장에서 물러났던 우버까지 최근 택시업계와 손잡으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승차공유 시장에서 P2P 모델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차차는 규제 혁신 이전 유일하게 실현 가능한 ‘진짜’ 승차공유 모델”이라며 “택시업계와의 확실한 공존모델도 보유하고 있으면서 다른 서비스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만큼, 업계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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