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일반 고객용 5세대(G) 통신 개통 서비스를 시작하기 하루 전인 4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5G 광고가 재생되고 있다. 연합뉴스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조어) 인증” “유료 베타테스터(정식 출시 전 시범 이용자)” “비싼 LTE.”

국내 최대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 중 하나인 ‘뽐뿌’에 9일 올라온 한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이다. 작성자는 “오늘 5G 가입하려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었을 뿐인데, 이미 구매한 사람들은 ‘호갱 O일차’를 자처하며 온갖 자조 섞인 답변들을 내놨다.

지난 3일 우리나라가 5세대(G) 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후 5G 가입자는 벌써 10만명을 넘어섰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쏟아지고 있다. 거창한 세계 최초 상용화 선언 이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5G 신호가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후기가 대부분이다. 비싼 5G폰을 구매해 고가의 5G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4G(LTE) 신호만 잡혀 ‘비싼 LTE’라는 오명까지 따라붙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데이터 끊김 현상이다. 삼성 ‘갤럭시S10 5G’ 네트워크 설정에는 ‘5G 우선모드’와 ‘LTE 우선모드’, ‘3G 모드’의 3가지 선택 사항이 있다. 통신이 뚝뚝 끊기는 경험을 하는 사용자들은 대부분 ‘5G 우선모드’를 선택한 이들이다. 5G 신호가 끊기면 재부팅 등을 통해 LTE에 다시 연결해야 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 수는 총 8만5,261개다. 전국을 커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같은 동네 안에서도 5G 커버리지에 속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사실상 음영지역 없이 어디에서나 터지는 LTE 기지국 수(2014년 정부 발표 기준)가 44만5,839개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게다가 5G는 LTE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도달거리가 훨씬 짧다. 기존 LTE보다도 더 촘촘하게 5G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LTE도 상용화는 2011년 이뤄졌지만 전국망은 2013년에야 구축됐다. 실제 이용자들의 평균 속도가 2013년 당시 이통 3사가 말한 LTE 최고 속도 150Mbps에 도달한 건 2018년이다. 때문에 이제 막 5G 상용화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완전한 전국 서비스를 주문하는 건 무리다.

그래서 이통 3사와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가 5G 기지국 반경 안에 있을 때는 5G 신호를 잡고, 벗어나면 LTE를 잡도록 설계했다. 이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5G 우선모드’에서 이 기능이 삐걱대는 게 문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통신사들이 LTE와 5G가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망 최적화 작업을 지금도 현장에서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꾸준히 기지국과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망 최적화보다 가입자 늘리기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갤럭시S10 5G 출고가는 139만7,000원(256GB)이지만 지난 주말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불법 지원금 경쟁이 벌어져 50만원 안팎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지원금은 보통 매장이 가입자 1명을 유치할 때 이통사가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에서 나온다. 매장 직원이 자기 몫을 구매자에게 나눠주는 식으로 호객행위를 한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말 사이 통신사끼리 장려금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부 통신사 매장에선 최대 60만원까지 불법 지원금을 살포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이를 비판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날 이통 3사가 불법 지원금을 이용해 일부 고객에게만 추가로 할인해 줬다며 단말기유통구조법을 근거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실조사를 촉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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