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허팝 전 재산 산불 피해 기부…의원들은 세비 각출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연예인들의 산불 피해 성금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인기 유튜버 ‘허팝’이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반면 국회의원들은 세비에서 20만원씩을 보내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9일 “유튜버 허팝이 강원도 산불 피해 아동 가정에 사용해 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허팝은 ‘허통령’이라 불리는 인기 유튜버다.
앞서 허팝은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기부 금액을 공개하며 “(산불 발생) 지도를 보니 너무나 심각해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전 재산 1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허팝은 집안 곳곳에 숨겨둔 현금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금고, 신발 깔창, 이불과 책 사이 등에서 5만원권 여러 장을 찾아 ‘허팝 구독자가 보냅니다’라는 이름으로 송금했다.
허팝 이외에 가수 아이유와 배우 이병헌·이민정 부부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고, 가수 싸이·수지·황찬성,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강다니엘 팬들은 강다니엘 이름으로 1억2,000여만원을 협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피겨스케이트 선수 출신 김연아도 5,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반면 평균 1억4,000만원의 연봉을 받아 국내 고액 연봉 직업 1위로 조사된 국회의원들은 각자 세비의 일부를 떼 20만원씩 기부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의 비판을 사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8일 의원 1인당 세비의 3%에 해당하는 20만원을 4월 세비에서 떼 산불 피해에 기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기부 액수는 국회의원들의 재해 의연금 모금 전례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례보다 조금 더 많게 일괄 지원하는 것을 생각한다. 최종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종적인 의연금 기부는 국회 본회의 의결로 결정되기 때문에 액수는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창피하고 민망하다”, “연예인도 천만원씩 내는 마당에 국민 대표가 20만원?”, “부끄럽다”, “많이도 하신다. 기특하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이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산림 530ha와 사유·공공시설 2,112개가 불에 탔다. 이날까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모금된 액수는 148억 원이다.
김태헌 기자 119@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