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가 이른바 '음주 라이브'로 팬들을 만나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개인 방송은 자유다" "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어린 팬들도 얼마든지 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미칠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설리는 9일 새벽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설리는 식당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음주 라이브'를 선보였고, 취기로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꽤 긴 시간 동안 라이브를 진행한 설리는 주량을 묻는 질문에 "한 병이면 취하고 한 병 반이면 맛이 가고. 두 병이면 정신을 잃는다"고 답했다. 또한 설리는 식당에서 춤을 추는 등 자유로운 영혼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네티즌과의 설전도 있었다. 이날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설리에게 한 네티즌은 "왜 속옷을 입지 않느냐"고 물었고, 설리는 즉각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슬리브리스 위에 걸친 카디건을 내리면서 "여기는 겨드랑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브라에 당당한 이유를 묻자, 설리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잡으며 "이유? 이유 없는데?"라고 응수했다. 친구가 "너가 걱정돼서 그런 것 같은데?"라고 말하니 "걱정? 나는 걱정 안 해줘도 돼요. 그런데 시선 강간이 더 싫어"라고 답했다.
설리의 SNS 기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로리타 콘셉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연애를 할 때도 남자친구와의 '침대 셀카'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비난 댓글이 쏟아졌음에도 설리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속옷 미착용 사진들도 화제가 됐다.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으나, 본인의 선택일 뿐이며 이를 존중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여성들을 답답하게 하는 건 속옷이 아니라 그들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선"이라는 주장도 터져나왔다.
설리의 일관성 있는 당당함은 오히려 불편한 시선을 호감으로 돌리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밤의 라이브 방송은 '개인의 자유'나 '선택'이라는 말로 포장하기엔 분명히 과했다.
속옷에 대한 얘기를 할 때도 생각만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직접 만지면서 얘기해 자극적 장면을 연출했다. "내 몸 내가 만지는데 뭐가 어때?"라고 반문한다면, 어린 팬들을 둔 유명 연예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또한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해 큰 소리로 떠들고, 일어나 춤을 추는 설리에게서 예의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직업이 연예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임에 분명하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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