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서 편집... ‘해투4’ 다시보기 중지
방송가가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ㆍ60)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할리가 마약 구매 및 투약 혐의로 체포된 탓이다.
MBC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9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과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시청자의 정서를 고려해 방송 전까지 할리 관련 내용과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할리를 게스트로 섭외해 녹화를 끝낸 뒤 10일 방송을 앞두고 편집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할리는 최근 케이블채널 tvN ‘아찔한 사돈연습’을 비롯해 SBS플러스 ‘펫츠고! 댕댕트립’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했다. 8일 방송된 종합편성(종편)채널 TV조선 ‘얼마예요?’에도 얼굴을 비췄다. TV조선 측은 이날 “ 할리의 ‘얼마예요?’ 녹화분은 이미 방송됐고 향후 출연 계획은 없다”며 “재방송에선 모두 편집해서 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KBS ‘해피투게더4’ 제작진은 할리의 출연분에 대한 인터넷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한다. 할리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4일 ‘해피투게더4-나 한국 산다’ 편에 출연했다.
할리는 이날 오전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할리가 마약 구매 후 투약했다는 첩보를 입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를 서울 자택에서 체포했다.
미국 유타주 출신 변호사인 할리는 1978년 선교사로 부산을 처음 찾은 이후 한국에 정착했다. 부산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으로 방송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린 뒤 “한 뚝배기 하실래예”라는 TV 광고를 찍은 뒤 인기를 누렸다.
할리는 1997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영도 하씨’의 개조가 됐다. 할리는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성실한 이미지로 20여 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해온 터라 할리의 마약 투약 혐의 소식은 대중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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