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한인 기업의 체불임금 문제(한국일보 3월 7일 1, 2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외교부 판짜실라 건물에서 레트로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과 ‘3차 한ㆍ인도네시아 공동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국 봉제업체의 임금체불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인 대응을 지시했고, 현재 외교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가 합동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측은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특히 레트로 장관은 회의 직전 “최근 산불 피해를 입은 한국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의 그간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도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고, 레트로 장관은 “11월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적극 참여하고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양 장관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강 장관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과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인도네시아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레트노 장관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차세대전투기(KFX) 사업 등 안보 분야에서도 양국 간 상호 호혜적인 방산 협력이 이뤄지길 희망했다. 해적 대응, 수색 구조 등 해양안보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선 올해 2월 공식 재개를 선언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이 금년 내 타결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밖에 △교통 인프라 △과학기술 △산림 △농업 △영화 방송 콘텐츠 교류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장관은 양국 관계의 주축이 될 미래세대 간 교류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번 공동위원회 회의는 지난해 9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국빈 방한 시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2015년 12월 이후 3년여만에 열렸다. 회의에는 김창범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와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등도 참석했다.
회의 뒤 양 장관은 인도네시아 청년 및 대학생 250명을 초청해 ‘밀레니얼 세대와의 만남’ 행사를 이어갔다. 레트로 장관은 전날 생일을 맞은 강 장관을 위해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으로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오후에는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세안 사무국을 방문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한편 강 장관은 청년들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어차피 한미 공조로 여기까지 왔다. 소위 말하는 톱다운 방식이었다. 또 한번의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위해 정상들이 만나는데, 저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뭐가 나와봐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 지금으로선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는 게 어폐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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