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 현대가 3세 정모씨 귀국 의사 밝혀
대마 상습 흡입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가 9일 검찰에 송치된다.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SK그룹 오너가 3세 최모(31)씨를 9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인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18차례에 걸쳐 대마 쿠키, 전자담배용 액상 대마 등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마 쿠키는 통상 대마초가 미량 들어있는 과자를 말하지만 경찰은 최씨가 구입한 대마 쿠키가 대마 건초 덩어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앞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마약 판매책 이모(27ㆍ구속)씨 등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3월 3차례에 걸쳐 최씨에게 대마초를 판매하고 함께 피운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또 다른 이모(30)씨도 앞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경찰이 이달 2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신청한 최씨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은 다음날인 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도망할 염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겸허히 반성하고 법원 결정을 따르겠다”면서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달 1일 오후 1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그룹 계열사 사무실에서 체포된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주로 집에서 피웠다”면서 대마 흡입 혐의를 인정했다. 최씨는 대마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앞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이자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의 아들 정모(29)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구속된 이씨로부터 액상 담배를 구입하고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와 이씨는 미국 유학 시절 알게 됐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액상 담배를 함께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정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조만간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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