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수의 여왕’은 고진영(24)이 차지했다. 8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캐디, 매니저와 함께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입수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챔피언 호수라고도 불리는 포피스 폰드는 18번홀 그린을 감싸고 있는 대형 연못으로, 우승자가 18번홀을 끝낸 뒤 뛰어드는 관행 때문에 이 대회의 명물이 됐다.
포피 폰드 세리머니의 시초는 에이미 앨코트(63ㆍ미국)다. 1988년 앨코트가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와 함께 이 연못에 뛰어든 것이 시작이다. 그는 1991년 또 한 번 우승하며 입수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1994년 우승자 도나 앤드루스(52ㆍ미국)와 1995년 우승자 낸시 보웬(52ㆍ미국)이 이 세리머니에 동참하면서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선수들도 이 연못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04년 우승을 차지한 박지은(40ㆍ그레이스 박)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호수의 여왕에 등극했고 2012년 우승자 유선영(33)이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유선영은 “연못에 들어가자마자 '으악 춥다'고 생각했다"며 연못 수온에 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2013년에는 박인비(31)가 정상에 올라 당시 약혼자였던 남편 남기협(38)씨, 스윙코치와 함께 연못 세리머니에 나섰다.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이름이 바뀐 2015년 이후에도 전통은 이어졌다. 2016년 우승자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2)가 양팔로 '하트' 표시를 만들며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었다. 2017년엔 렉시 톰슨(24ㆍ미국)과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29)이 캐디, 어머니, 여동생, 에이전트와 함께 포피스 폰드에 입수하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권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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