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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기 “체육진흥공단, 30년간 스포츠 발전에 11조 지원… 2032 통일올림픽 유치 팔걷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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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기 “체육진흥공단, 30년간 스포츠 발전에 11조 지원… 2032 통일올림픽 유치 팔걷었죠”

입력
2019.04.09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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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체육진흥공단 설립 30주년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공단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공단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1988년 서울올림픽의 유산을 이어 받아 출범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오는 20일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서른 살, 스스로 일어선다는 ‘이립’(而立)의 나이에 공단은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주관 고객만족도 최우수 등급(S) 획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건전화 평가 결과 경륜ㆍ경정 최고 등급(S) 달성,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청렴도 측정 부패방지시책평가 2등급 달성,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문화정보화 수준 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 소식 등으로 웃을 일이 많았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공단 사무실에서 만난 조재기(6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좋은 소식들이 많아 더 힘이 난다”며 “내년엔 2등급을 받은 청렴도까지 최고 등급을 받아 ‘올킬’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무제한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올림픽 메달리스트로는 최초로 공단 수장에 취임한 조재기 이사장은 “유도를 늦게 배워 이기는 방법을 몰라 우승을 못하다가 한번 우승하고 나니까 그 방법을 알게 됐다”며 “항상 최고를 지향해 금메달을 목표로 하다 보면 은메달, 동메달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공단도 이제 30세 어른이 됐으니 선수 시절 경험을 통해 계속 우승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30년간 공단의 많은 성과들이 있었다.

“공단 출범 전에 1976년 올림픽 때 메달을 따서 연금을 받게 됐고, 외국 유학을 보내줘 미국에서 스포츠 경영을 공부하고 왔다. 그러다가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책임자로 3년간 일하면서 공단이 시작되는 걸 봤다. 30년 동안 대단한 성장을 했다. 서울올림픽 잉여금 3,100억원으로 시작했는데 30년 동안 10조 이상 기금을 조성했다. 지난해 말까지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쓴 돈은 11조257억원으로 한국 체육 재정의 90% 이상을 도와주고 있다. 어렵게 조성한 기금이 한 푼이라도 헛되게 낭비되지 않도록 현장 점검이나 정산, 평가 등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조재기 이사장. 고영권 기자
조재기 이사장. 고영권 기자

-서울올림픽 유산인 올림픽공원은 잘 유지되고 있는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오를리 르무지 레거시 매니저가 지난 1월에 와서 ‘이렇게 잘 관리된 곳이 없다’며 깜짝 놀랐다. 올림픽 공원은 엘리트 스포츠 시설을 생활 체육 시설로 만든 사례다. 하루에 1만7,000여 명 이상이 이곳에서 운동한다. 올림픽 시설을 개방, 개조해서 다이빙 시설 등도 안전하게 설치했고 체조, 역도 경기장은 현재 K팝의 성지가 됐다. IOC 매니저가 문화시설로 모든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데 놀랐다며, 앞으로 올림픽을 개최할 일본, 중국 등에 우리 사례를 벤치마킹 하도록 조언해줄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이 가야 할 길은 이런 길이다.”

-서울올림픽이 결국 30년 후 평창올림픽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서울올림픽은 기적이다. 기적은 기적을 낳는다고, 서울이 없었으면 평창도 없었을 것이다. 공단 체육기금으로 평창올림픽 당시 1조3,000억원을 지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서 체육기금을 관할하고 있어 세금이라고 생각하지만 세금이 아니라 공단의 자산이다. 평창올림픽에서 잉여금 600억원이 남았다. 우리가 절반을 냈으니 잉여금 분배율에 따라 잉여금의 절반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평창의 유산을 지킬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IOC도 평창 시설을 잘 보존하게끔 전액을 기부했다.”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가 체육계 최대 화두다.

“근대 올림픽의 이념은 평화와 화합이다. 하지만 그 이념을 완성시킨 나라는 그리스, 프랑스, 영국도 아닌 바로 한국이다. 서울올림픽에서 동서의 화합을 보여줬고. 평창에선 전쟁 일촉즉발 상황에서 평화를 완성시켰다. 2032년에도 한국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그래서 2032년 올림픽을 통일올림픽으로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또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시작된 환경올림픽의 정점을 2032년에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사전조사를 위해 중국에 갔을 때 낮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야 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했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하니 하늘이 새파랗더라. 알고 보니 중국은 올림픽 전부터 인공비를 내리고,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자동차 2부제를 시행해 환경 문제를 극복했다. 우리도 올림픽을 유치하면 중국과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다. 올림픽이 국제적인 환경 운동이 될 수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권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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