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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실금 환자 64%, 병 아니거나 불치병으로 생각해”

입력
2019.04.07 18:43
수정
2019.04.0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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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항문학회, 환자 국내 첫 설문조사

바이오피드백 등으로 87%가 증상 호전

저절로 대변이 새는 변실금을 앓는 환자의 64%가량이 변실금을 질병으로 여기지 않거나, 치료가 되지 않는 병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의학기자연구회와 공동 개최한 ‘변실금 환자의 관리 및 치료’ 토론회에서 2월 26일~3월 21일 변실금 환자 103명에게 진행한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첫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배출조절장애로 대변이 항문 밖으로 저절로 새어 나오는 변실금은 출산 등의 원인으로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여성이다. 배변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배출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변실금으로 진단한다.

학회 설문조사 결과, ‘변실금 환자인데도 변실금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35%나 됐다.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더 많은 사람이 변실금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변실금 정보를 의료진(34%), 주변 사람(32%), 신문ㆍ방송 등 미디어(16.5%) 순으로 접했다. 주변 사람에 의지하는 비율이 의료진에 의지하는 비율과 맞먹었다. 잘못된 변실금 정보로 조기 치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고 얼마 뒤 병원을 찾았나’는 질문에 응답자의 42.6%는 ‘1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1년 이상이라고 대답한 환자 가운데 49.4%가 5년이 넘어서야 병원을 처음 찾았다. 무려 10년간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환자도 23.6%이나 됐다.

이들이 병원을 늦게 온 이유로 ‘병이 아닌 줄 알아서’(41.1%), ‘치료가 안 되는 줄 알아서’(23.2%), ‘부끄러워서’(23.2%), ‘나만 그런 줄 알아서’(12.6%) 순으로 답했다.

이들은 변실금을 앓은 뒤로 외출이 어렵고(32.7%), 냄새가 나며(21.8%), 사회생활이 어렵다(16.8%)는 점을 불편해했다.

변실금은 완치가 힘들지만 치료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변실금은 ‘대장항문외과’에서 진료한다. 하지만 환자의 18.4%는 어느 진료과를 가야 하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병원에서 바이오피드백(40%)과 약물(40%)요법, 식이요법(25%) 등을 치료 받았다.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86.7%는 ‘호전됐다’고 답했다.

강중구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일산병원장)은 "변실금 진료 수가가 낮고 1억~1억5,000만원에 상당하는 바이오피드백 기기(변실금 전문 치료기기)를 개원가에서 선뜻 마련하기가 쉽지 않지만 병ㆍ의원이 수익 내기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강 회장은 “변실금 이슈가 제기된 것을 계기로 학회 차원에서 대국민 변실금 알리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변실금 환자의 64%가량이 자신의 병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치료도 되지 않는 병으로 여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변실금 환자의 64%가량이 자신의 병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치료도 되지 않는 병으로 여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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