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31)씨의 마약 투약 사건의 불똥이 연예계로 튀었다. 황씨가 특정 연예인을 자신에게 마약 투약 권유자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7일 사법당국 등에 따르면 황씨는 하루 전인 6일 있었던 수원지법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연예인 A씨가 권유해서 (마약을 투약)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날 황씨가 “도주우려가 있어 구속 필요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씨는 2015년 5, 6월과 9월 필로폰,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황씨의 진술에 따라 A씨를 상대로 이미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문제는 지목된 연예인 A씨 한 명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버닝썬 사건처럼 처음에는 그룹 백뱅의 전 멤버 승리 문제에서 정준영과 로이킴의 불법 동영상 등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연예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어떤 내용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씨의 구속으로 2015년 마약 투약 및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앞서 황씨는 2015년 9월 강남 모처에서 B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황씨는 2009년에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바 있다. 반면 B씨는 다잇 재판에 넘겨져 2016년 1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 받았다.
특히 황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경찰 고위직과의 친분을 밝힌 글이 알려지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은 더욱 불거진 상태다.
황씨는 2015년 블로거와 고소 관련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 고위 간부를 알고 지낸다”, “OO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을 만났다”는 글과 함께 서장 집무실로 보이는 사진을 첨부해 경찰과의 친분을 과시했었다. 또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 프렌드)”라는 녹취록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황씨는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황씨는 지난 6일 실시된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마약 공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했으며, 문제의 청장이 누구냐는 말에 “(그런 사실) 없어요”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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