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제동향’에서 지적… 전문가 60% “서울 집값 1년 후 더 떨어질 것”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 수위를 한층 높였다.
◇6개월 만에 ‘둔화→부진’
KDI는 7일 ‘4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둔화’라는 표현을 넣은 후 올해 들어 ‘둔화 추세 지속’(2월)→‘경기가 둔화되는 모습’(3월) 등으로 수위를 높이더니 이번엔 ‘경기 부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내수(투자+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그간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마저 꺾이고 있는 점이 부정적 평가의 토대가 됐다. KDI는 “3월 수출은 반도체,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수출액(약 471억달러)은 작년 같은 달보다 8.2% 감소, 2월(-11.4%)에 이어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반도체(-16.6%) 석유화학(-10.7%) 등이 크게 감소했다.
내수에서도 올 1~2월 평균 소매판매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1%로, 작년 평균(4.3%)을 크게 밑돌았다. 소비 흐름과 밀접한 서비스업생산 평균 증가율도 같은 기간 1.2%에 그쳤다. 투자의 경우, 지난 2월 설비투자지수가 기계류(-29.1%)를 비롯해 1년 전보다 26.9% 급감했다. 1월(-17.0%)보다 감소폭이 10%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게다가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수입액이 지난달에만 24.3% 줄었다. KDI는 “향후 설비투자 개선흐름이 제한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생산도 부진하다. 지난 2월 전(全)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KDI는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고, 재고율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 60% “1년 후 서울 집값 하락”
한편 KDI는 부동산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서울 집값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1년 후 서울 집값이 ‘소폭(2.5% 미만) 하락’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8.7%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28.2%)보다 10.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2.5~5% 미만 하락(13.2%) △5% 이상 하락(7.5%) 등 하락을 점친 전문가 비중이 59.4%에 달했다. 반면 ‘지금과 동일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4.5%로, 작년 4분기(31.1%)보다 6.6%포인트 하락했다. ‘5% 이상 상승’ 이나 ‘2.5~5% 미만 상승’을 점친 전문가는 각각 0.9%, 3.8% 수준에 그쳤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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