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 강원 산불 현장을 찾아 화재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아울러 강원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앞서 정부는 오전 9시를 기해 산불 발생 지역에 국가재난사태 발생을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화재 대응에 힘을 쏟았다. 오후에는 강원 고성 토성면사무소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직접 찾아 화재수습 진행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어 인근 천진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둘러보며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속초 장사동 장천마을 산불 피해 현장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한 이재민에게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사람 생명이 제일 중요하다”며 “집 잃어버린 것은 우리 정부와 강원도에강 도울 테니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화재 수습작업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현장에 나가지 않으려 했으나, 진화작업이 속도를 내며 큰 불길이 잡히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강원도행 헬기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는 청와대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현장에 가신 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상황을 점검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검토를 서둘러 달라고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불을 잡아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산불 진화에 마지막까지 총력을 쏟을 것도 거듭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잔불까지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경각심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지방자치단체와 군 병력 등 동원 가능한 인력을 모두 투입해 꺼진 불도 다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산간 외딴지역의 피해자 확인, 수색 작업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며 인명피해 방지 노력을 거듭 당부했다.
이재민에 대한 각별한 지원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순간에 집을 잃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을 이재민들을 각별하게 보살펴 주시기 바란다”며 “체육관 등 대형 실내공간에 한꺼번에 수용하는 것을 가급적 지양하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공공기관 연수시설 활용 등을 적극 검토해 주시가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강원도 외 다른 지역 산불 발생 소식도 보고되고 있다”며 “강원 지역에 소방력이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서 소방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잘 협조해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불 등 자연 재난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주민 대피요령 홍보를 강화하고, 재난방송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0시 20분 직접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심야 긴급회의를 주재하며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해 총력 대응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또 관련 부처인 재난안전관리본부, 산림청, 소방방재청, 국방부, 강원 재난안전대책본부, 속초 상황실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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