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한 혐의로 군 헌병대 수사를 받다가 도주했다가 잡힌 육군 소속 김모(45) 소령이 구속됐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김 소령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도주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김 소령은 전날 오후 1시24분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도주했다가 오후 4시28분쯤 서울지하철 논현역 화장실에서 헌병대에 검거됐다. 김 소령은 사복을 입고 조사를 받다가 “담배 한 대 피우고 오겠다”며 나갔다가 인근을 지나던 한 간부 차량을 얻어 타고 위병소를 통과해 부대 바깥으로 달아났다. 육사 출신 김 소령이 헌병 장교였기 때문에 조사를 맡은 헌병대 수사관이 신병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김 소령 도주 경위와 사고자 관리 실태 등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3일 오후 10시30분쯤 김 소령은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에 무단으로 들어가려다 동문초소 앞에서 차량 침입을 저지하는 차단장치(델타장비)를 들이 받은 뒤 차를 세우고 도주했다.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은 달아나던 김 소령을 붙잡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종로경찰서로 인계했고, 경찰은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뒤 이튿날 오전 4시30분쯤 수방사 헌병대에 김 소령을 인도했다. 김 소령은 승용차로 돌진하기 전에도 “분실한 휴대폰을 찾기 위해 진정서를 내려고 왔다”거나 “(청와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겠다”며 두 차례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소령은 중령 진급이 안 돼 소령 계급 정년(45세)의 적용을 받아 올해 6월 전역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범행 당시 음주상태는 아니었지만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던 병력이 있고, 사건 당시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