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건된 가수 로이킴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비판이 거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로이킴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로이킴은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고, 조사를 통보 받았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로이킴의 직접 촬영 여부 등은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입건 소식이 알려진 이후 로이킴 측의 입장 표명은 없다.
로이킴은 '정준영 카톡방' 멤버였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3일 소속사를 통해 "현재 미국에서 학업 중이나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해 조사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필요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나치게 짧은 입장이라는 점에서 네티즌은 허무함을 느꼈다. 심지어 "죄송하다"는 사과 의사는 표시되지도 않은 입장이다.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영상물이 유포된 카톡방에 참여한 것 뿐만 아니라 음란물 유포 혐의까지 알려진 이후에도 로이킴 측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직 한국에 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는 건 이해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엄친아' 이미지로 인식된 연예인으로서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사과는 필요하다.
그 사이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로이킴의 아버지 김홍택 교수가 강단에서 홍익대학교 학생들에게 "다 내 잘못이다.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는 목격담이 퍼졌다. 김홍택 교수는 지난 2016년 로이킴과 함께 tvN 예능 '아버지와 나'에 출연한 적 있어 얼굴이 알려져 있다. 현재 김홍택 교수의 네이버 프로필에는 로이킴의 이름이 삭제돼 있다.
로이킴의 팬들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한 곳인 디시인사이드 로이킴 갤러리에 한 네티즌은 "로이킴의 위법 사실 여부는 향후 경찰의 수사로 인해 그 시비가 밝혀지겠지만,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팬덤 대다수의 구성원이 여성인 상황에서 더 이상 로이킴의 활동을 수용하고 소비할 수 없다.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에게 로이킴의 퇴출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퇴출과 관련된 어떠한 논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톤뮤직 측은 로이킴과 관련한 추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로이킴의 입국 시기 및 경찰 소환 조사 일정과 관련해서도 "아직 조율 중"이다.
지난달 정준영은 입국 당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입국 다음 날 소속사를 통해 피해 여성과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는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때 늦은 사과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려웠다. 구속이 결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도 정준영은 눈물을 보이며 사과문을 낭독했지만, 이 역시 글로 전한 사과문이라는 점에서 진정성을 의심 받았다.
과연 정준영의 절친이자 음란물 유포 혐의 피의자로 입국하게 될 로이킴은 피해자들과 자신을 향해 배신감을 느낄 대중 앞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격적인 경찰 수사에 앞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로이킴의 입에 관심이 모인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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