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방어 정책 청문회서 “김정은, 유사시 본토 향해 분명 사용할 것”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배치가 임박했으며, 유사시 미 본토 타격 계획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테런스 오쇼너시 미국 북부 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밝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오쇼너시 사령관은 3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미사일 방어 정책’ 검토 청문회에서 현 시점에서 북한 전략무기 개발 정도와 위협 수준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비축한 핵무기와 ICBM은 여전히 급박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도 그는 “북한이 2017년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발사 시험과 수소탄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평가한 뒤 “이는 북한의 ICBM 생산과 실전배치가 곧 있을 것을 암시한다”고 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에 충돌이 일어나면, 미국 본토를 향해 이 무기를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게 거의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 북부사령부는 북한의 잠재적인 ICBM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는 것을 임무의 우선순위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2017년 9월3일 6차 핵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29일 ICBM급 미사일로 평가되는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 이 시점에서 북한이 이미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했으며, 실전 배치만을 남겨둔 상태라는 뜻이다.
미 국방부는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에 비해 움직임이 덜 활발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존 루드 국방부 차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1년동안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도로 이동식 ICBM과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 SLBM 등의 미사일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SLBM의 경우 발사 위치와 탄도가 유동적이어서 이에 대한 새로운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도 “북한은 SLBM 개발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처럼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또 “(SLBM 등)고체연료 사용 미사일은 액체 연료 사용 미사일보다 발사 준비가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전략에 대한 도전적 과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달 26일 이뤄진 미군의 ICBM 동시다발 요격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당신(김 위원장)이 도발에 나선다면 그 도발은 실패하거나, (성공한다면) 우리는 당신 나라를 뭉개버릴(flatten)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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