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31건…2009년 이후 같은 기간 최고치
1월 104건, 2월 60건, 3월 134건… 2019년 정초부터 전국 곳곳을 잿더미로 만들고 있는 산불의 발생 추이가 심상치 않다. 다가오는 봄철과 연말 발생 빈도에 따라 순위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의 부산 해운대, 경북 포항 산불 등 4월 초까지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해 정부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1월 1일부터 4월 3일까지 전국에서 총 331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4일 밝혔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산불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기간 평균치(200.4건)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의 경우 1, 2, 3월 모두 근래 다른 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산불 다발 기간이 장기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역시 1ㆍ4분기 발생 산불이 총 242건으로 많은 편에 속했지만 2월 한 달간 130건이 집중된 결과다. 3개월 연속으로 많은 양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올해와는 다른 양상인 셈이다.
게다가 3일 오후 발생한 경북 포항시 운제산 산불, 2일 오후 발생한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 등 4월 들어서만 3일 동안 무려 34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소방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오전까지 파악된 올해 산불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쓰레기 소각(51건), 논밭두렁 소각(42건), 주택 화재 비화(36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원인 미상 및 분류기준 미설정 등의 이유로 기타로 분류된 산불이 131건에 달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화재 범위가 넓은 산불의 특성 상 원인을 영영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작업장 실화나 목탄보일러 화재, 수사 중에 있는 방화 사건 등이 모두 포함돼 높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산림청의 설명이다.
다만 지난 3일까지 발생한 산불로 인해 소실된 면적은 143.21㏊로, 과거 10년 같은 기간 산불 피해면적(345.8㏊)의 절반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관계자는 “예년보다 산불 초동 대응이 그나마 잘 이뤄진 편이라 면적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작년 가을부터 계속된 매우 건조한 날씨에, 지난 겨울 강설량도 적어 올 봄 산불 위험이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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