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 10명 중 7명은 '남편은 밖에서 돈을 벌고 아내는 집에서 가족을 돌본다'는 전통적인 부부 성 역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ㆍ복지 실태조사에서 15∼49세의 배우자 있는 여성 1만630명을 대상으로 '부부의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다.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에 찬성하지 않는 비율은 73.9%에 달했다. 54.8%가 '별로 찬성하지 않는다', 19.1%가 '전혀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26.1%에 그쳤다. 또 '아내는 자신의 경력 쌓기보다 남편이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에 찬성하지 않는 비율도 절반(54.2%)을 넘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아내는 집에서 가사를 전담한다'는 성 역할 고정관념은 매년 옅어지고 있다. 2015년 같은 조사에서는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에 64.1%가 반대했지만, 찬성비율도 35.9%에 달했다. 또 '아내는 자신의 경력 쌓기보다 남편이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에 대해서도 53.7%가 찬성했고, 찬성하지 않는 비율은 46.3%에 머물렀다.
다만 양육과 영아 돌봄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인식이 여전히 우세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기혼여성 56.3%는 '아이는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잘 키울 수 있다'에 동의했고, '2살 미만 자녀는 어머니가 직접 키우는 것이 좋다'에 찬성한 응답은 거의 대부분인 92.1%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