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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체부 장관 “문화 현장 살리는 부지깽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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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체부 장관 “문화 현장 살리는 부지깽이 돼야”

입력
2019.04.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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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실을 방문해 앞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실을 방문해 앞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박양우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3일 열린 취임식에서 “문화, 체육, 관광, 종교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이 다시 뜨겁게 살아날 수 있도록 부지깽이 노릇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하는 정책은 죽은 것이고, 그 조직 또한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현장 중심의 문화 정책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철저한 현장주의’를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또 ▦문체부 모든 영역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 구축 ▦공정한 문화 생태계 조성 ▦국어의 보존과 확산 ▦한류의 범정부적 진흥 체계 구축 ▦문화ㆍ체육ㆍ관광 분야를 통한 일자리 마련 ▦남북문화ㆍ체육ㆍ관광ㆍ종교 교류의 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공직을 떠난 지 11년만에 문체부로 복귀한 데 대한 감회도 밝혔다. 그는 “감개무량하다”며 “하지만 장관으로 금의환향했다는 기쁨보다 문체부가 겪은 아픔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앞에 놓인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어 “장관직을 피해 편안하고 자유로운 길 가고 싶었지만 누란지위(累卵之危)의 문체부를 보며 충무공 이순신의 말이 떠올랐다”며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ㆍ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처럼 여러분과 함께 헤쳐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그의 장관 취임에 반대해온 영화계의 스크린 독과점 등 문제 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문화행정 전문가인 박 장관은 2008년 문화관광부(현 문체부) 차관직에서 물러난 뒤 중앙대 예술경영학 교수로 부임해 10년 이상 교편을 잡았고, CJ ENM 사외이사를 지낸 전력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떠나며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떠나며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한편 이날 물러난 도종환 전 장관은 22개월간 동고동락한 문체부 직원들에 인사하면서 중국 시인 수팅의 ‘이별에 부쳐’라는 시를 인용해 직원 개개인이 정거장의 등불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사람의 일생에는/수많은 정거장이 있어야 한다/바라건대 그 모든 정거장마다/안개에 묻힌 등불 하나씩 있으면 좋겠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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