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고 있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 의문의 중국 여성이 몰래 침입하려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의 소지품에서 악성 바이러스가 깔린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이 나와 그 정체와 침입 목적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법원 기록을 인용해 전한 상황에 따르면, 장유징이란 이름의 중국 여성은 지난달 30일 마라라고 리조트의 보안 검색대에 접근해 “수영장에 가려고 한다”며 통과를 요구했다. 경비원들은 회원인지를 물었으나 언어 문제로 정확한 의사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다. 경비원들은 그녀를 장씨 성을 가진 회원의 친척으로 여기고 안으로 들여보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마라라고 리조트 인근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검색대를 통과한 이 여성은 그러나 접수대 직원이 어떻게 방문한 것이냐고 거듭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이 여성은 “저녁에 열리는 ‘유엔 중국ㆍ미국 협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고 했으나, 이 같은 행사가 열리지 않는 것을 알고 있던 직원의 의심을 산 것이다. 비밀 경호국 요원이 별도 장소로 데려가 재차 방문 목적을 추궁하자 이 여성은 “중국인 친구 ‘찰스’가 상하이에서 팜비치까지 여행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석해 미중간 외교와 경제 관계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곧바로 불법 침입과 허위 진술 혐의로 체포됐다.
이 여성이 언급한 ‘찰스’가 ‘유엔 중국 우정 협회’라는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찰스 리’를 지칭한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WP는 전했다. 찰스 리는 마라라고 리조트 행사 티켓을 포함한 패키지 여행 상품을 중국 고객들에게 판매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처음 보안 검색대에선 중국어를 사용했으나, 경호국 추궁 과정에선 어려움 없이 영어를 사용하며 공격적으로 변했으며 소지품에선 핸드폰 4개, 노트북과 악성 바이러스가 깔린 USB가 나왔다. 미국 수사당국은 이 여성이 마라라고에 침입한 경위와 이유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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