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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성년된 전주국제영화제 내달 2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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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성년된 전주국제영화제 내달 2일 개막

입력
2019.04.03 18:58
수정
2019.04.09 11: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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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전북 전주시 르윈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화 ‘불숨’의 고희영 감독, ‘국도극장’ 주연배우 이상희와 이동휘, 전지희 감독, 김승수 조직위원장(전주시장), 이충직 집행위원장,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의 김종관 감독과 배우 연우진. 뉴스1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르윈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화 ‘불숨’의 고희영 감독, ‘국도극장’ 주연배우 이상희와 이동휘, 전지희 감독, 김승수 조직위원장(전주시장), 이충직 집행위원장,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의 김종관 감독과 배우 연우진. 뉴스1

독립영화들의 든든한 지원군인 전주국제영화제(전주영화제)가 어느새 스무살 성년이 됐다. 2000년 ‘대안, 독립, 디지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문을 연 전주영화제는 그간 국내외 수준 높은 독립영화를 발굴, 소개하며 ‘한국의 선댄스영화제’로 성장해 왔다. 20회를 맞은 올해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새롭게 내걸었다. 저항을 넘어 더욱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을 지향하겠다는 선언이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전주시장)은 3일 전북 전주시 르윈호텔에서 열린 상영작 기자회견에서 “전주영화제는 정치 권력과 대규모 자본, 사회적 통념으로부터의 독립이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반드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열리는 전주영화제에선 총 52개국 영화 262편(장편 202편ㆍ단편 60편)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다. 마약 밀매를 하면서 갱단으로 변모해 가는 10대 소년들의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고모라’(2008)의 원작자로 알려진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질주하는 청춘의 이면을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누아르 스타일로 표현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감독과 주연배우들도 전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폐막작은 기 나티브 감독의 미국 영화 ‘스킨’이 선정됐다. 스킨헤드족이었던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폭력적인 삶에 찌들어 있던 한 청년이 구원자를 만나 갱생하는 과정을 담는다. ‘빌리 엘리어트’(2001)와 ‘설국열차’(2013)로 한국에도 친숙한 배우 제이미 벨이 주연을 맡았다. 전주영화제는 벨의 내한을 추진 중이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11편이 초청된 국제경쟁부문은 중국과 캄보디아, 대만 등 아시아 영화들을 보강하고 아이와 여성을 다룬 영화들을 다수 초청해 최근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반영했다. 한국경쟁부문에는 ‘굿바이 썸머’와 ‘이장’ ‘욕창’ 등 독립영화 수작 10편이 선정됐다. 한국단편경쟁부문에선 출품작 1026편 중에서 엄선된 26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전주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영작 4편도 기대를 모은다. 전설적인 무용수 이사도라 덩컨의 생애를 다룬 ‘이사도라의 아이들’(감독 다미앙 매니블)과 평생 불과 싸워 온 도공의 장인정신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불숨’(감독 고희영), 한 남자가 며칠 동안 만난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사연을 그린 ‘아무도 없는 곳’(감독 김종관), 사법고시 실패 후 귀향한 30대 남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 ‘국도극장’(감독 전지희) 등이 상영된다.

지난 정부 시절 ‘자백’(2016)과 ‘노무현입니다’(2017) 등을 발굴하며 다큐멘터리의 산실 역할을 한 전주영화제는 올해도 정치사회적 화두를 제시하는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다룬 ‘삽질’과 1974년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폭발사고를 다룬 ‘동아시아반일 무장전선’ 등이 눈길을 끈다.

전주영화제 20주년과 한국영화 10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특별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라는 주제로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한 작품을 전주영화제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엄선했다. 신상옥 감독의 ‘지옥화’(1958)부터 유현목 감독의 ‘춘몽’(1965)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1977),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2000)과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나홍진 감독의 ‘황해’(2010) 등이 상영된다.

대중문화계에 한 획을 그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재조명하는 ‘스타워즈 아카이브’ 프로그램과 팔복 예술공장에서 펼쳐지는 전시ㆍ상영 프로그램 ‘익스펜디드 플러스’ 섹션도 흥미롭다. ‘프론트라인’에서 소개하는 13시간 34분짜리 영화 ‘라 플로르’는 영화팬의 도전심을 자극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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