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바닥 외신’은 지면의 한계를 넘어 세계 각국의 관심가는 소식을 짧고 간결하게 정리해 전달합니다. 월~금요일 오후에 만나실 수 있습니다.
◇흑인ㆍ여성ㆍ성소수자… 미국 시카고시 새 시장 선출
미국 3대 도시 시카고가 ‘커밍아웃한 흑인 여성’을 차기 시장으로 선출했다. 미국 대도시에서 흑인 여성, 그것도 성소수자 시장이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선거사에 새로운 기록을 쓴 셈이다. 2일 열린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정계 새 얼굴' 로리 라이트풋(56·민주) 전 연방검사가 토니 프렉윈클(72·민주·쿡 카운티 의장)을 압도적 차로 누르고 최종 승리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시카고에서 흔히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흑인’ ‘여성’ ‘동성애자’ 수식어를 한 번에 단, 정치 무경험자 시장이 탄생한 데 대해 현지 언론은 '정치 머신'(Political Machine)으로 일컬어지는 부패한 시카고 정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라이트풋은 "지금 이 순간을 모멘텀 삼아 시카고에 밝은 새 날을 열어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연이은 참사에 중국 민심 들썩… 시진핑 주석 직접 ‘분위기 잡기’ 나서
연이은 인명 참사에 중국 민심이 흉흉하다. 급기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분위기 잡기에 나섰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시 주석이 전날 14차 전국 민정회의를 주최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민생과 민심이 직결되는 민정 업무는 사회 건설의 기초”라며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는 민정 사업과 서비스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간 최대 난제인 빈곤 퇴치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최근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 기강해이와 지도력 부족에 대한 불만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말 장쑤(江蘇)성에서 공장이 폭발해 60여명이 숨졌고, 후난(湖南)성에서는 관광버스에 불이나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쓰촨(四川)성에서는 산불 진화에 투입된 소방관 30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참극도 발생했다.
◇이스탄불ㆍ앙카라 시장 野에 넘어가자... 터키 여당, 선거 '뒤집기' 시도
지난달 31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시장직을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에 넘겨주게 된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선거 불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바이람 셰노자크 정의개발당 이스탄불주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행위와 변조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선거위원회에 개표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AKP가 앙카라주에서도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 후보는 “AKP는 자기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G7 외교장관 회의 불참… 보호무역ㆍ기후변화 갈등 탓?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5~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불참한다고 미 국무부가 2일 밝혔다.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불참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피한 채 존 설리번 부장관이 대신 참석할 것이라고만 했다. 미국의 다른 G7 회원국과 이란 핵협정 파기 문제는 물론 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 배격이라는 공동성명 문안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불참이 이같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암묵적 시위로 해석된다.
◇그리스 총리, 사상 첫 북마케도니아 방문… 국호 둘러싼 앙금 풀렸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991년 북마케도니아 독립 이후 처음으로 북마케도니아를 방문했다. 지난 2월 13일 ‘북마케도니아’로 공식 국호를 변경하면서 20여년간의 반목 구도가 청산되는 모양새다. 치프라스 총리는 조란 자에브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1974년생 동갑내기인 두 총리는 함께 ‘셀카’를 찍으며 우호를 다진 것으로 전해뎠다. 북마케도니아의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비리 기업 수사 과정에 외압” 의혹 트뤼도 캐나다 총리, 전직 장관 두 명 출당조치
비리 기업 수사 과정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48) 캐나다 총리는 전임 여성 장관 두 명을 집권 여당인 자유당에서 출당 조치했다. 윌슨-레이볼드 전 법무장관이 이날 “트뤼도 총리가 내게 더 이상 자유당원이 아니라고 했다”고 밝히자, 트뤼도 총리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을 지지했던 제인 필포트 전 재무장관도 출당 조치했다고 밝혔다. 두 전임 장관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해온 트뤼도 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들이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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