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에서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우완 투수 메릴 켈리(31ㆍ애리조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올렸다.
켈리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0-3으로 앞선 7회 교체된 켈리는 그 점수 그대로 경기가 끝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켈리가 빅리그에서 첫 승을 거두기까지는 9년이 걸렸다. 애리조나주립대를 졸업하고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에 8라운드 지명을 받은 켈리는 5시즌 동안 마이너리그 트리플A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2015년 SK와 계약한 다음 KBO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김광현과 함께 SK의 ‘원투 펀치’로 활약한 켈리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투구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았다. 4년 동안 통산 성적은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찍었다. 켈리의 등판 때 득점 지원이 적거나, 불펜 투수가 승리를 날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켈크라이’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력은 충분히 검증됐고, 지난 시즌 종료 후 애리조나와 2년 보장금액 600만달러(약 68억원)에 계약했다. 보통 아시아 출신 스타급 선수들이 손에 넣는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계약 조항에 포함시키는 등 본인에게 유리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애리조나의 5선발 자리를 꿰찬 켈리는 첫 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날 투구는 6회를 빼고 완벽했다. 5회까지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무실점으로 잘 버텼던 켈리는 6회에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투런포를 내주는 등 3실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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