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3월 소비자 물가동향’ 발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또 다시 0%대에 그치며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석유류와 채소 가격이 하락하고, 무상급식 시행으로 서비스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영향이 컸다. 한편에선 지나친 저물가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4% 올랐다. 이는 2016년 7월(0.4%)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1월 0.8%, 2월 0.5% 등 3개월 연속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평균 상승률(0.5%)은, 분기별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다.
지난달엔 석유류 가격이 9.6%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43%포인트나 끌어내렸다. 휘발유(-12.6%) 경유(-7.0%) 자동차용LPG(-6.9%)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됐고, 유류세가 인하된 영향으로 석유류가 (물가 하락에) 가장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양호한 기상 여건에 따른 작황 개선으로 채소류 가격도 12.9% 떨어지며 물가 하락 기여도(-0.21%포인트)가 높았다. 채소류가 속한 농ㆍ축ㆍ수산물 물가는 2월(-1.4%)에 이어 지난달에도 0.3% 하락했다. 농ㆍ축ㆍ수산물 물가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6~7월 이후 약 2년7개월 만이다.
서비스물가도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서비스물가는 1.1% 증가하며, 2014년 2월(1.1%) 이후 5년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충남 등 일부 지자체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며 학교급식비(-41.3%)가 크게 낮아지고, 병원검사료(-16.5%) 치과보철료(-3.1%) 등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택시비(8.6%)와 시외버스 요금(13.4%) 등 교통비나 외식(2.3%) 물가는 크게 상승, 체감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2월 16일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심야 3,600→4,600원)으로 오르고, 요금이 추가되는 거리와 시간도 짧아진 바 있다.
소비자물가 0%대 행진이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작년 11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 유류세 인하가 5월 초 종료되고, 최근 국제유가도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불안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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