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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 스킨십’이 미투 대상으로…적신호 켜진 바이든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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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 스킨십’이 미투 대상으로…적신호 켜진 바이든 출마

입력
2019.04.01 16:51
수정
2019.04.01 19: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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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이 2015년 당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취임식 때 그의 부인인 스테파니 카터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모습. 카터는 이를 지지의 표현으로 옹호했으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스킨십 스타일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이 2015년 당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취임식 때 그의 부인인 스테파니 카터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모습. 카터는 이를 지지의 표현으로 옹호했으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스킨십 스타일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과거 같은 당 소속 여성 정치인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선 레이스에 적신호가 켜졌다. 친밀감을 표현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도하게 적극적인 스킨십은 익히 알려져 왔지만 ‘미투’ 시대에서 부적절한 행위로 도마에 오른 것이다.

2014년 민주당의 네바다주(州) 부지사 후보로 지명됐던 루시 플로레스(39)는 최근 뉴욕의 격주 발행 잡지인 '더 컷'(The Cut) 기고에서 선거 유세를 벌일 당시 바이든이 자신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세 현장을 찾은 바이든이 자신이 연단으로 올라가려고 대기하는 동안 어깨에 두 손을 얹었으며, 머리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고선 곧이어 뒷머리에 키스까지 했다는 것이다. 플로레스는 "미국의 부통령이 가까운 친구나 가족, 연인 사이에서나 있을 법한 친밀한 방식으로 나를 접촉했다"며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모욕적이고 무례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지만, 어깨에 손을 얹고 바짝 밀착돼 귓속말을 하거나 허리를 감싸며 포옹하는 그의 스킨십은 공개석상에서도 여려 차례 노출됐다. 바이든은 부통령 취임 선서 당시 상원의원들의 부인, 모친, 딸들과 어색한 방식으로 신체접촉을 해 입방아에 올랐고 2015년에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취임식 때 그의 부인의 어깨를 감싸며 귓속말을 하는 장면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이 같은 스킨십이 따뜻하고 활기 넘치는 성격에서 나오는 친밀감의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카터 전 장관의 부인 스테파니 카터도 당시 스킨십에 대해 “가까운 친구가 중요한 일을 마칠 수 있게 도와주는 순간이었다”고 옹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랜 세월 유세장과 공직 생활에서 수 많은 악수와 포옹, 그리고 애정과 지지, 위로의 표현을 했다”며 “단 한번도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면 정중하게 듣겠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나의 의도가 아니었다”면서 “여성의 권리를 위한 가장 강력한 옹호자로 남겠다”고 말했다.

신체 접촉을 통해 친밀감과 우정을 드러내려는 그의 스킨십 스타일은 그러나 미투 시대에선 대통령 도전의 발목을 잡는 흠결로 대두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유력한 대항마로 거론돼 왔다. 그의 스킨십을 부적절 행위로 문제 제기한 플로레스는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후보자는 성희롱 치한이자 여성혐오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후보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다른 대선주자들은 플로레스의 주장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반대 진영에 해당하는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며 “민주당은 바이든이 친밀감이라고 부르는 것을 완전히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고 거들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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