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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일본 고전에서 따온 연호 “초봄의 길한 달 상서로운 바람 평온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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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일본 고전에서 따온 연호 “초봄의 길한 달 상서로운 바람 평온하니…”

입력
2019.04.01 16:27
수정
2019.04.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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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요슈 ‘매화의 노래’ 서문에서 연호 ‘레이와’ 따 와

아베 총리 “일본의 풍부한 국민 문화와 전통 상징”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새 연호 '레이와'가 발표된 1일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새 연호 '레이와'가 발표된 1일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初春令月, 氣淑風和, 梅披鏡前之粉, 蘭薫珮後之香(초봄의 길한 달, 상서로운 바람 평온하니, 매화는 거울 앞 가루를 날리고, 난초는 몸의 향을 풍기네)”

오는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일왕에 즉위하면서 쓰이게 될 연호 ‘레이와(令和)’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의 '매화의 노래' 서문에서 따왔다. 일본이 645년 다이카(大化) 개신을 통해 연호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인용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의 연호는 사서삼경 등 중국 고전에 나오는 좋은 글을 인용해 한자 두 글자로 만들어 왔다. 다이카 이후 현재 아키히토 일왕의 연호 헤이세이(平成)까지 총 247개 모두 예외 없이 중국 고전에서 비롯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만요슈는 일본의 풍부한 국민 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책”이라며 “새 연호가 폭넓게 받아들여져 일본인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한 “레이와에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맞대면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면서 “화사하게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일본인들이 내일을 향한 희망과 함께 꽃을 크게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연호가 자국 고전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일본 국민들도 자긍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마이니치신문 등은 새로운 연호가 발표되자마자 호외를 발행했다. 도심지에서는 새 연호 발표 장면이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일본 총리관저 공식 트위터로도 생중계됐는데 순간 최대 46만명이 발표 순간을 지켜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중앙 관청이 몰려 있는 도쿄 가스키가세키 중앙청사에서도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발표 순간을 TV로 시청하며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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