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와 래퍼. 두 가지 키워드를 트렌드를 강타한 ‘레트로 감성’으로 녹여낸 ‘노포래퍼’가 단순한 먹방을 넘어선 감동과 재미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할 예정이다.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코리아에서는 올리브 ‘노포래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문세윤, 매드클라운, 딘딘, 행주, 킬라그램, 석정호 PD가 참석했다.
지난 달 25일 첫 방송 된 ‘노포래퍼’는 세상 힙한 래퍼와 2019년 핫 트렌드로 자리 잡을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의 만남으로 노포 사장님의 소소하지만, 철학이 담긴 음식을 먹으며 세대 간 '존중'을 느끼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날 석정호 PD는 ‘노포래퍼’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오래된 것에 대한 찬사와 존중을 바치는 프로그램이다. 노포라는 것이 옛 세대들에게는 향수인데 요즘 세대를 대표하는 래퍼들을 데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노포를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연출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석 PD는 다섯 명의 멤버 구성 기준에 대해 “노포에 대한 존중과 찬사가 핵심이라고 봤을 때 출연자 분들이 트렌디한 세대를 대변하긴 하지만 그 안에 따뜻한 시선이 있었으면 했다”며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봤을 때 따뜻하게 봐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다 모시고 촬영을 하고 보니 기본적으로 존중과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더라. 캐스팅 당시에도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쓰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노포래퍼’는 첫 방송 이후 방문 노포가 연관 검색어에 등극하며 화제를 모으는 등 호평을 얻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노포들의 선정 기준은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석 PD는 “사실 노포 선정에 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전 기획 단계부터 서울 시내뿐만 아니라 인천 등 근교까지 노포를 다 다녀봤다. 프로그램을 한다고 밝히진 않았지만 사장님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괜찮은 사장님들은 3~5번 정도 찾아갔었다”며 “그 가치를 보여드릴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섭외 중이다. 그런 곳들은 몇 번의 재방문 후 취지를 말씀드리고 설득의 과정을 겪었다. 사장님들의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섭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석 PD는 “그럼에도 섭외를 희망했으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노포가 오랫동안 자리 잡게 되는 건 단골의 힘이 큰데, 단골이 불편해 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 미련은 있지만 조금 더 설득해보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저희를 도와주시고 취지를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출연을 결심해 준 노포 사장님들에 대한 감사함을 덧붙였다.
딘딘은 ‘노포래퍼’ 출연 계기에 대해 “프로그램을 할 때 세윤이 형과 래퍼들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셨다”며 “딘딘 아니면 슬리피인데 딘딘이 더 낫지 않겠냐고 하셔서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고 출연했다. 저도 오래된 식당에 관심이 많아서 이 방송만 해도 맛집 리스트가 생성이 될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딘딘은 첫 방송 시청 소감에 대해 “첫 촬영 때 예능을 쭉 해오던 사람들이 아니라서 마도 많이 뜨고 걱정이 많았다. 첫 방송은 편집이 다 살렸다고 생각했다. 처음 출연할 때는 그저 재미있는 예능이겠지 생각을 했는데 식당을 방문할 때 마다 매주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매드클라운은 “섭외가 들어와서 하게 됐다. 마침 또 올해는 예능을 열심히 해보자 하던 중 제안이 들어왔고, 딘딘 씨도 계신다는 이야기에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큰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매드클라운은 “생각보다 촬영 당시에 제가 아무 것도 못했는데 편집된 걸 보니 제가 웃기더라. 그래서 신기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다른 멤버분들에 비해 저만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세윤은 “노포에 대한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또 멤버들이 신선하고 궁금했다”며 “딘딘은 예능에서 몇 번 만나봤지만, 매드클라운이나 행주, 킬라그램은 고정 예능이 거의 처음이라고 해서 노포라는 예능 속에서의 합이 궁금했기 때문에 기분 좋게 함께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행주는 “노포라는 게 있는 그대로의 멋을 살릴 때 멋있지 않나. 그런데 ‘노포래퍼’라는 이름이 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멋있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잘 포장되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힙합 서바이벌 외에 첫 고정 예능에 도전하게 된 행주는 “랩을 하는 래퍼들이 예능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딘딘, 슬리피 형, 킬라그램,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능을 하면서 랩을 하는데 많은 자극이 됐다. 랩 가사를 쓰면 진지해 질 때가 많은데 예능을 하면 생각보다 예능인들이 즐길 뿐만 아니라 열심히 살고 있더라. 그걸 (랩) 소재로 쓰는 것도 좋더라. 이 고정을 발판 삼아서 계속 예능을 하고 싶다. 슬리피 형은 이미 누른 것 같고, 딘딘 노리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노포래퍼’의 막내 킬라그램은 “한국에 온 지 조금 됐는데 매일 프랜차이즈 음식만 먹다가 새로운 음식도 먹어보고 싶고, 노포도 알아보고 싶고, 예능도 해보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역시 첫 고정 예능에 도전하는 킬라그램은 “첫 예능을 해본 건데 형들이 편안하게 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형들과 제작진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는 조금 더 열심히 잘 하고 싶다. 더 맛있는 음식점들도 알고 싶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이날 제작발표회 말미 석정호 PD는 “오래된 것과 오래된 사람에 대한 포커스가 있는 것 같다. 그 공감을 만들어 오신 분들, 사장님들에 대한 리스펙트를 하는 게 저희 프로그램의 강점이라고 본다”며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할 것을 존중해 드리는 것이 저희 프로그램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는 말로 ‘노포래퍼’의 차별점을 전했다. 단순히 오래된 점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을 향한 ‘존중’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더한 ‘노포래퍼’가 앞으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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